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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Dec 27. 2019

<겨울왕국 2>...4D로 영화는 쫌

영화로 읽는 디지털 트윈카카

<겨울왕국 2>는 4D로 봤다. 생일선물로 받은 4D 티켓의 유효 기간이 다 된 데다가 4D로 선택할 수 있는 영화도 별로 없었다.

4D 상영관은 2D 영화관보다 앉는 자리가 넓어서 영화 감상하기엔 딱 좋았다. 문제는 영화가 시작되고부터였다. 롤러코스터를 처음 탈 때처럼 의자가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와~’하는 기분이었다.


역동적인(?) 장면이 나올 때마 의자는 덜컹거렸다. 때로는 위아래로, 좌우로도 흔들렸다. 그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흔들거릴 때 울렁거리는 떨림은 없어졌다. 대신 의자가 뒤통수는 계속 치는 기분이었다. 영화에 집중해야 될 때마다 뒤통수를 톡톡 쳤다.


의자가 계속해서 움직인 건 아니다. 잔잔하게 대화를 나눌 때면 미동도 하지 않았다. 좌우로 흔들리거나 위아래로 흔들리는 느낌에 익숙해질 무렵, 스르르 잠이 들었다. 의자가 덜컹거리건 말건. 잠이 쏟아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영화는 어느새 클라이맥스로 이어지고 있었다. 눈비가 오는 장면에서는 분무기에서 물이 뿌려지듯 얼굴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여전히 뒤통수를 치는 의자의 덜컹거림도 계속됐다. 눈덩이가 날아오거나 밑으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쿵쾅'거리는 효과음과 함께 의자는 좀 더 심하게(?) 덜컹거렸다. 번개가 치는 장면에서는 천장 위에 붙은 조명에서 레이저 빛을 쏘듯 불빛이 번쩍이기도 했다.

그뿐이었다.

<겨울왕국>을 처음 영화관에서 볼 때는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느꼈다. 주제곡이 나올 때는 흥얼거리기도 했다. 영화는 2D로 봤다. 뒤통수를 치는 의자의 떨림도 없었고 앞자리와 간격도 4D 만큼 넉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엘사, 안나, 올라프의 캐릭터 움직임도 자세히 보였고, OST도 흥얼거렸다.

<겨울왕국 2>를 4D로 본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선물 받은 4D 티켓을 쓰지 않을 순 없었고. 3D와도 뭔가는 다르겠지란 생각을 했었다. 물론 달랐다. 의자가 흔들거렸고, 뒤통수가 비둘기 머리가 흔들거리는 것처럼 의좌와 계속 까딱거리며 부딪혔다.


4D는 2D 보다 가격도 2배 이상 비쌌다. 하지만 영화 감상은 2D만 못했다. 개인의 호불호가 있겠지만. 4D로 영화를 보겠다고 하면... 추천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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