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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Dec 26. 2019

Merry X-mas, 2019, 그리고 명동

#1. 별일 없이 산다

2019년도 며칠 남지 않은 12월 25일(수), 크리스마스(X-Mas) 오후. 작년 크리스마스 때쯤 명동에 같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어찌됐건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이라 명동이나 한바퀴 돌고 와야지 하고 길을 나섰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지하철을 내리면서부터 시작된 사람들 행렬은 명동역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쭈~욱 늘었고, 플랫폼을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길거리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명동역을 시작으로 명동성당과 L백화점으로 가는 사거리까지. 주변 뒷골목에도 휴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사람들 외에도 중국, 동남아, 러시아 등에서 온 해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앞사람 뒷머리를 보며 길을 따라 조금씩 앞으로 나가다 보니 리어카에 다양한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명동성당 앞에는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방송국 카메라, 휴대용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등등. 카톨릭평화방송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명동성당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너도 나도 좋은 배경을 거울삼아 사진 찍기에 바빴다.


날씨가 춥진 않았지만 '뱅쇼(?) 한 잔 하세요'라는 말에 머그잔도 준다고 해서 차를 사서 한잔 마셨다. 포도주를 뜨겁게 데워 준 느낌이었다. 명동성당 앞에 놓인 구유에서 아기 예수도 보고 명동성당 주변도 둘러보다 보니 배가 고팠다. 많은 사람들을 뚫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먹을 걸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명동성당에서 을지로로 이어지는 방향을 따라 한 상가 건물에서 마르게리타 피자, 쉬림프 로제, 스프라이트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갓 구워 나온 피자는 두 조각이면 충분했지만, 오늘은 허리띠 풀고 파스타까지 싹싹~ ㅎ. 그릇째 비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엉덩이로 전해지는 지하철 의자의 따끈한 온기를 느끼며 꾸벅꾸벅 졸았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길거리에서 캐롤송을 들을 수 없었고, 눈도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미세먼지로 하늘은 뿌옇게 흐려 있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기다리는 요즘...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내가 가고 싶은 길로 잘 가고 있는지... 오늘 본 영화 <증인>에서 주인공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 2019년 12월 25일(수), 크리스마스. 명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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