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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Jan 26. 2021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책끌(책에 끌리다) #서평 106

좋은 시작을 함께할 준비, 되셨나유?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와~ 이 분은 누구지?' 하면서 재밌게 봤던 TV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책 속에 등장했다. EBS 〈세계테마기행〉 '꽃중년 길을 나서다-중국∙타이완'편과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신계숙 교수는 최근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솔하게 쓴 첫 번째 에세이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을 펴냈다. 


이 책에는 중국요리 연구가이자 대학교수, 지금은 방송인으로도 불리는 신계숙이란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지나온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녀는 충남 합덕에서 태어나 열네 살에 서울로 왔다고 한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중식당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배우게 된 이야기, 문화센터의 요리 강사 시절을 거쳐 전통조리과 교수가 되기까지 등 다이내믹한 인생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8년 동안 중식당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배우고 익힌 후, 문화센터에서 중국요리 강사로 변신해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늦게나마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되었다고 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인생의 도전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준 것 같아 찡한 감동을 받았다. 


이 책 서문에는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계향각'에 대해 소개했다. 이곳은 신 교수에겐 특별한 공간이다. 원래는 '한중식학연구소'라는 이름이 있는 연구실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걸린 현판 '계향각'이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고 한다. 


계향각은 사람과 요리, 대화를 좋아하는 그녀의 3가지 바람이 이루어진 특별한 공간으로 후암동에 위치한 120여 년이나 되는 세월을 버텨온 적산가옥의 일부를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요리 공간을 제외하면 열다섯 명쯤 되는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요리를 하고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했다.


계향각,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녀가 자랑하는 후암동은 사람과 사람끼리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동네라고 하는데, 남산 도서관에 갈 때 후암동을 지나간 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어찌 됐든 누군가를 대접하기 위한 요리를 할 수 있고, 함께 즐기기 위한 요리도 하고, 같이 배워가는 요리도 할 수 있는 곳은 특별한 공간임에 틀림없다. 내게도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중년의 나이에 원동기 면허를 취득한 후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해 타고 다니고, 기타를 치고, 색소폰도 연주하고 있다니 제대로 꽃중년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특히 TV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정말 멋져 보였는데, 나의 로망 중 하나가 오토바이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것이 될 것 같다. 요즘에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중국요리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드론도 배우고 있다고 하니, '인생 2막이 뭐 별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닮고 싶은 사람이 꼭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라는 그녀의 모토를 나의 인생 모토로 받아들여 미루지 않는 인생을 살고 싶어 졌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또 다른 삶을 꿈꾸고 그 꿈을 실제 삶으로 이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지 않은가. 


TV에서 본 신 교수는 범상 치 않은 외모에 구수한 충청도 말씨의 입담은 웬만한 연예인 뺨쳤다. 어느 곳에 가서도 현지인과 잘 어울리고 호탕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도 매력적이었는데, 글 속에서 그녀의 또 다른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신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서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즐겁게 밥 한 끼 먹으면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어 표현 중에 '좋은 시작은 성공의 절반이다'라는 말이 있다며, '그냥 시작이 반이 아니라 반드시 좋은 시작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있다. 새해가 되고도 바쁘게 2주 정도를 보내고 나서 지난주부터 체력이 떨어지고 서평을 하는 일도 약간의 딜레마에 빠졌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일이 왜 중요한 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에도 몇 권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이 책은 두세 번쯤 읽고 싶어 진다.




이 글은 EBSBOOK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20089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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