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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Feb 07. 2020

<머니 테라피>...빚, 대출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책끌(책에 끌리다)' 서평 #7

<머니 테라피>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이 채무 탈출, 민생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경험과 여러 금융 관련 임상실험(?)을 통해 돈과 관련된 치유법을 제시한 책이다. 특히 합법적인 빛 탕감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금융이용자', 도매금으로 약탈자 취급을 받고 있는 '금융종사자', 균형감 있게 좋은 법안과 정책을 만들고 싶은 '정책입안자'를 위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머니 테라피>


사회 초년생 시절엔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거의 모두 갖다 드리고 필요한 돈만 가지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직장동료들과 술 한잔하거나 경조사에 부조금을 내는 달에는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에서 단체로 만들었던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모자라는 돈을 융통해서(?) 사용할 때도 편리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날아온 카드 명세서는 머리를 띵하게 했다.


물론 그때도 카드 사용을 줄이고 은행 잔고를 확인해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지갑 속의 카드 유혹을 벗어나긴 힘들었다. <머니 테라피> 같은 책이라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은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하다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조성목 원장은 함무라비 법전에 '상인이 곡물을 빌려줄 때 곡물 1구르에 대해 100실라의 이자를 받는다'라는 조문이 있다며 '대출'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소개했다. 고조선 8조 금법에서도 '남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곡물로 보상한다'라며 내 것을 남에게 나눠준다는 개념의 대출이 있었다고 전했다.


<머니 테라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권고로 연 40%로 규제해 온 법적상한금리 제한(이자제한법)이 폐지되고, 당시 정부가 경기부양 촉진을 위해 시행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 제정', '신용카드규제 완화' 등이 결과적으로 강력한 빚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디지털이 온라인과 결합되어 대량화, 정형화된 형태로 대출시스템은 물론 화폐금융의 본질마저 바꾸고 있다. 정형화된 형태로 대출시스템은 물론 화폐금융의 본질마저 바꾸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 좋은 예가 새로운 시스템의 금융 기술인 핀테크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P2P 대출'이다.   - 24페이지


소득이 적고 신용등급이 낮으면 은행에 가서도 차별 대우를 받는다. 대출창구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면 번호표를 뽑고도 긴 시간을 기다려 상담창구에 앉아 은행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원하는 대출을 받기 위해 수많은 서류를 내고도 심사 기간에 떨어질까 조바심을 냈다. 돈 많은 VIP라면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은행장의 브리핑을 들었을 텐데...


'돈이 없으면 덜 쓰면 되지!라고 하지만 돈을 빌려 본 경험을 있는 사람들에겐 내일 보다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더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이자율 따위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요즘 중간계층이 빚더미로 무너지고 저신용 계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머니 테라피>는 정부나 금융권 모두 저신용자 계층으로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저신용자들은 채무 돌려 막기로 위급한 상황을 모면하기보단 워크아웃이나 개인회생 등으로 적극적인 빚 정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상속의 포기하면 부모의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상속받을 때 적극재산(재산, 채권 등) 뿐 아니라, 소극재산(채무, 유증 등)도 물려받게 되는데,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을 경우에는 상속자가 상속권을 포기하는 게 '상속포기'다. 상속받는 재산 한도 내에서만 피상속인의 빚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받는 '한정승인'도 있다.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용 가능)'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1금융권이라 불리는 시중은행 외에도 제2금융권도 TV 광고를 비롯해 스포츠 경기의 후원사로 나서 목돈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머니 테라피>에서는 거리와 온라인, SNS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사채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불법 살포되고 있다며, 사채업자 단속이 쉽지 않은 현실 속에 근거 없는 성공담들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오프라인으로 유포되는 불법 전단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인쇄업자도 처벌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 테라피>에서는 은행이나 보험에 맡긴 뒤 찾아가지 않고 남아 있는 돈을 뜻하는 '휴면예금'을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다.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 홈페이지에 접속해 휴면예금통합조회 메뉴에서 간단하게 조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평 끝내고 당장 찾아봐야겠다.



우리 금융현실에서는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 돈을 빌려주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집이나 자동차 등 담보물을 가차 없이 압류하거나,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등의 방법으로 채무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대출을 의미한다.  - 61페이지


얼마 전 하나은행에서 출시한 금리 연 5%대 1년짜리 적금통장 가입에 130만 명 가까이 신청했고, 가입 금액은 3천500억 원대를 기록했다는 뉴스 기사가 나왔다. 매달 30만 원을 1년 동안 내고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은 8만 원 정도다.


하지만 최근 은행 이자율이 1%로 대로 떨어지거나 거의 없어진 상황이고, 통장 잔고가 별로 없거나 일정 기간 동안 은행거래를 이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통장 유지비로 수수료를 떼이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회사에서도 매달 넣은 일정 금액의 보험금을 담보로 약관대출을 해주고 있는데 6~9%대의 고금리 이자를 받고 있다. 금융인들이 약탈자 취급을 받는다고 해서 불평만 할 수 있을까?


<머니 테라피>는 대출이자율이 다소 높거나 상환능력이 없는데 돈을 빌려주는 등 약탈적 대출의 범주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요 대형 저축은행들은 자체 앱을 만들어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계좌 목록과 거래내역 조회 등 개인별 이용내역을 제공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챗봇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5G 시대, 핀테크, AI 시대란 말이 나오는 것처럼 은행 창구에 가지 않아도 자신의 휴대폰으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고, 거래내역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머니 테라피>는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서비스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며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서비스의 핵심은 '수수료'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은 대출이자를 다소 끌어내리며 중금리 대출 경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들 입장에서는 중금리 대출, 저신용자 대출 확대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국내 카드사들도 최근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통해 중신용자 대상 자금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부 규제로 카드사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고, 수익성 낮은 중금리 대출을 계속 공급해 만회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 테라피>는 재산을 불리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넘어가 알뜰살뜰 모은 쌈짓돈을 사기당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수익에만 초점을 맞춰 보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는 말이다. '고수익, 원금 보장'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예금, 적금 금리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고수익과 원금을 보장해 준다는 말에 속지 말고, 금융 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SNS를 통한 무직자 대출사기에도 주의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란 없기 때문이다.


서민 입장에서 볼 때 <머니 테라피>에서 또 하나 관심 가는 대목은 깡통전세, 역전세 예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전세금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부동산 임대문화제도라고 한다.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 있는 '깡통전세'는 '역전세'보다 더 위험하다. 깡통전세는 매매가가 떨어지면 발생하고, 역전세는 전세가가 하락하면 발생한다. 역전세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깡통전세는 가입이 불가능하고 집주인이 집을 포기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머니 테라피>는 세입자 입장에서 이런 모든 상황을 다 감안하긴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한 대비 차원에서 세입자 본인도 관심을 갖고 잘 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합법적으로 채무를 줄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그동안 잘 몰랐거나 혹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이제부터라도 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79973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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