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 존재한 지도 어느덧 수백만 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인류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AI(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앞으로의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진화인류학'이다.
'진화인류학;은 고고학, 인류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와 연계되어 인간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현대 인류의 기원과 특성을 규명하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는 '인류학(ahthropollogy)'이란 개념부터 짚고 가야 한다.
'인류학'은 '인간'을 뜻하는 그리스어 '안트로프(anthropos)'와 '학문'을 뜻하는 라틴어 '로기아(logia)'의 합성어로, 18세기 이후 학문 분야로 자리 잡으면서 근대적 인류학 개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인류학은 문화인류학, 고고인류학, 언어인류학, 진화인류학이라는 4가지 분야로 나뉘어 발전했다.
p.25
중세 유럽을 지배하던 기독교 중심의 세계관은 15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서서히 도전을 받았습니다. 당시 용감한 탐험가들은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강렬하고 새롭고 깊은 실증적 경험은 기존의 세계관과는 전혀 맞지 않았죠.
문화인류학은 문화적 현상을, 고고인류학은 유물과 민속자료를, 언어인류학은 인간의 언어를 연구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각각의 분야가 저마다 다른 대상을 연구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중요한 교집합이 존재해 서로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여기에 진화인류학은 인류학의 다른 분야와 긴밀히 연결되며 ▲인간 조상의 진화 과정, ▲인간 행동과 문화의 진화 인간, ▲유전학과 생물학적 다양성, ▲인간 적응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 인간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해 왔다.
특히 진화인류학은 잘 이해되지 않는 인간성도 납득할 만한 현상으로 해석해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노, 죄책감, 사이코패스, 사기꾼의 기만 전략처럼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인간의 감정과 행동도 ‘생존을 위한 진화의 일부’라는 설명을 통해 삶의 모든 것에서 ‘이유’를 찾아야 안심하는 인간에겐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p.62
모든 종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 기본적 생존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첫 번째는 해당 환경에서의 적응입니다. 신체적 특성이나 행동 패턴을 새로운 환경에 적합하게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추운 곳에서는 두꺼운 털을 가진 개체의 생존 확률이 높아지는 식이죠.
두 번째 전략은 다른 환경으로의 이동입니다. 생물체는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찾아 떠납니다. 예컨대 식물의 씨앗이 바람에 실려 새로운 장소에 정착하거나, 동물이 먹이나 기후 조건이 더 나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해당됩니다.
해냄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한 『진화인류학 강의』는 10년째 서울대학교의 인기 교양 강의로 자리하고 있는 ‘진화와 인간 사회’라는 진화인류학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이 바탕이 되었다. 이 강의는 매년 600명 이상의 수강생들을 배출하고 있고, “관악의 명강의다”. “살면서 한 번쯤 들어야 할 수업이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강의를 6년째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한선 교수는 『진화인류학 강의』를 통해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진화인류학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의학과 분자생물학, 인류학 등을 전공하고 신경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인간의 몸과 마음을 깊게 연구함으로써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학문인 진화인류학을 통해 입체적으로 이해한 인간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p.122
약 200만 년 전부터 5만 년 전 사이, 여러 종류의 인류 조상들이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과 아시아로 퍼졌습니다.
그러나 약 3만 년 전, 다른 종은 사라지고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퍼져가고, 나중에는 아메리카 대륙에도 도달했습니다. 불과 수만 년 만에 전 세계로 이주한 셈입니다.
『진화인류학 강의』는 실제로 저자가 대학 교양 수업에서 다루었던 진화인류학의 기본 개념부터 유인원의 진화 과정을 비롯해 생존 과정에서 획득된 인간성, 인간과 함께 진화해 온 사회문화까지 방대한 진화인류학의 핵심 등과 같은 내용들을 한 권의 책에 압축해 담았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진화인류학 입문서이다. 1부 '진화인류학의 숲에 들어서기 전에'에서는 진화인류학의 기본 개념을 다루고, 2부 '사피엔스가 걸어온 수백만 년의 시간'에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까지 이어지는 인류의 진화사를 담았다.
3부 '걷고 말하고 생각하는 존재'에서는 진화 과정에서 변화한 인간의 몸을 소개했고, 4부 '믿고 속이고 사랑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마음과 사회, 문화의 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p.185
분명 큰 뇌가 생존과 번식에 더 유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매우 비싼 기관입니다.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휴식 중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활발히 사고할 때와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진화라는 것이 어떻게 인간의 몸과 마음을 바꾸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연선택과 성선택 등 진화와 관련된 기본 개념과 정의는 물론, 호모 사피엔스까지 내려오는 동안 유인원의 진화사라든가, 사랑·도덕·종교로 유지되는 사회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인간적인 것의 기원과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특히 진화인류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은 물론, 진화인류학을 처음 접하는 성인들에게 일독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의 진화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것은 물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통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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