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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Oct 22. 2019

<동백꽃 필 무렵>...로맨스야, 스릴러야?

드라마로 생각하는 디지털 트윈카카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딱히 드라마에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다음 화가 궁금해지고 있다.


동네 왕따, 고아원 출신의 미혼모 ‘동백(공효진)’. 그녀를 사랑하는 시골마을 순경 ‘용식(강하늘)’. 이들의 순박한 로맨스에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마를 쫓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이미지 출처: KBS

용식 역의 강하늘은 진짜 충청도 사람인양 맛깔스럽게 사투리 섞어가며 연기하고, 안경사 노규태 역의 오정세의 연기도 드라마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용식은 순박하면서도 약간 덜떨어진 좌충우돌 캐릭터다. 불합리한 상황은 절대 그냥 못 넘기는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다. 돈도 없고 빽도 없지만 용식은 동백을 행한 진정성 있는 마음 하나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억척 같이 살아온 동백이 마음의 빗장을 여는데 성공한다.


동백은 어린시절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다시 찾아온 엄마를 받아들인다. 천진하고 순순하지만 강단 있는 캐릭터다. 사회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전개만 보면 로맨스 소설의 내러티브를 닮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살인현장에서 시작됐다. 용식은 동백의 것으로 추정되는 팔찌를 발견하고 넋이 빠진 모습으로 주저앉아 있다. 불에 타버려 누가 죽었는지 흔적을 찾기 힘든 범죄현장에서 팔찌가 발견되고 몇 회 지나서는 민증이 발견된다.


‘까불이’. 연쇄살인범의 닉네임으로 불리는 까불이는 누굴일까? 이 드라마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퍼즐게임을 풀 듯 누가 진짜 까불이인지, 죽은 사람은 동백이가 맞는지. 시청자가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까불이를 찾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마을의 파출소 소장, 철물점 흥식, 야구부 코치, 떡집 아저씨 등은 추리소설의 퍼즐풀기 같은 트릭일 뿐이다.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드라마는 옹산을 배경으로 사내아이를 데리고 들어온 동백이가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는지 로맨스와 코믹한 분위기로 재미나게 전개된다.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가 ‘포노 사피엔스가 신인류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고 밀한 것처럼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는 지상파 3사의 시청률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안방이나 거실에 앉아 티비를 시청하는 대신 손안으로 들어온 스마트 티비는 새로운 드라마 시청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튜브가 대세로 떠올랐고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케이블티비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KBS, MBC, SBS의 시청률을 앞서면서 방송 3사는 월화 드라마 폐지를 선언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드라마 시청에 큰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까불이가 누구인지, 동백이가 죽은게 맞는지, 여전히 드라마 속 범인과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추리와 로맨스를 뒤섞은 스토리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동백꽃 필 무렵’은 넷플릭스에서도 방영 중이다.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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