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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 너는 단단

육아에서 담담, 대담, 평온 이런 것과 가까워지려 합니다.

by 커피콩

"혹시, OO 이에게 이런 일 없으셨어요?"

어린이집 친구 엄마의 전화, 처음 듣는 이야기다. 누가 우리 아이를 밀었다는 이야기여서 민감해진다.

원래 여자아이들은 재잘재잘 말이 많고, 남자아이들은 말을 잘 안 해서,

같은 나이의 또래 여자아이 엄마를 알고 있어야 아이 숙제를 알 수 있다는 말들이 많다.

그래서 일단 귀를 기울인다.



아이에게 바로 묻는다.

고개를 가로젓는다.

여자 아이의 세세한 설명에 더 믿음이 가서, 아이에게 다시 묻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반응이 다른 걸까, 조금만 밀어도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와,

그 정도는 느끼지 못했거나 놀이라고 생각하는 아이.

어쨌거나 아이는 무반응, 마치 기억조차 없는 것 같다.

그저 엄마인 나만 살짝 신경이 곤두섰다.



본래 잘 안 묻는 성향의 무딘 엄마,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보면서 겨우 어린이집 생활을 알 수 있을 정도인데,

갑자기 너무 무관심했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살짝 요동친다.

시간이 좀 흐르자 한 편에선, 나도 참 호들갑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두 아이 모두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민감한 정도의 차이.

나도 그런 차이로 생각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큰 일 아니면, 네가 해결하거라.'의 마인드를 유지해 보자 다시 다짐한다.

실제로 여자 아이의 엄마는, 너무 많은 일에 조잘조잘 전달하는 아이 때문에 귀에서 피나겠다는 말을 한다. 그래도 말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귀를 기울이지만, 그 또한 스트레스라는 말도 덧붙였다.





본래 아이들은 투닥투닥해도 잘 지내는데, 어른들이 나서면서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여러 새로운 환경 적응의 문제에 있어서도 아이가 어른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어른이 문제일 때가 오히려 많다. 그럴 때가 많지 않게 스스로를 단속하리라, 생각해 본다.


담담, 담대, 오늘은 이런 단어를 마주해야겠다.

커피나 한 잔 진하게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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