狗坐轿子——不识抬举
"기껏 도와줬더니 은혜를 몰라!"를 중국어로 어떻게 말할까?
개가 가마를 타니——들어올리는 줄도 모른다
狗坐轿子——不识抬举
누군가에게 가마를 태워주려면 가마꾼이 필요하다. 가마꾼은 가마의 앞, 뒤에서 가마를 짊어지고 걷는다. 이 얼마나 고생스러운 일인가. 그런데 만약 가마에 탄 것이 '개'라면 어떨까? 이 개는 자기를 위해 가마꾼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까?
내가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해 주었다. 마치 가마꾼이 가마를 짊어진 것처럼 상대방을 위해 고생한 셈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고마운 줄을 모른다. 그는 마치 가마를 태워줬는데 가마꾼의 고생을 모르는 '개'와도 같다.
이 헐후어의 표현을 더 살펴보자. 가마를 '들어올린다'라고 했다. 개에게 가마를 태우듯 나는 상대방을 '들어올려 주었다'. 이는 곧 상대방을 '치켜세워 줬다', 즉 '체면을 세워 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헐후어는 '내가 상대방의 체면을 위해 어떤 일을 해 주었는데 상대방이 은혜를 모른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헐후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체면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약간 필요하다. 중국인은 때로 체면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중국 문화 속에서의 체면은 한국의 겉치레 차원이 아니다. 중국인에게 체면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에 대한 기독교인의 두려움보다 더 강렬하다고 할 정도다. 중국의 작가 린위탕(林语堂)은 '중국을 지배하는 세 명의 여신'으로 체면(面), 운명(命), 보은(恩)을 꼽은 바 있다.
이러한 체면 문화가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공식 석상'과 '식사 자리'이다. 공식 석상에서는 상대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대놓고 거절이나 반박을 하지 않는다. 식사 자리에서는 자신의 체면을 살리고 상대의 체면을 높여주기 위해 괜찮은 지위의 인사를 데리고 나온다. 또한 체면 문화에서 중요한 약속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왔으면 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즉 상대가 나의 체면을 세워 주었으면 나도 상대의 체면을 세워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이 헐후어로 돌아와 보자. 나는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 주었는데 상대방은 나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상대가 마치 '가마를 태워줬는데 가마꾼의 고생을 모르는 개와도 같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헐후어를 언제 사용할까? 체면은 공적 관계에서 비교적 중요하다. 따라서 이 헐후어는 사업가, 돈이 많은 사람, 관직에 있는 사람, 지위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로 쓰인다. 또 한 가지 포인트는 이 헐후어는 주로 뒤에서 화를 낼 때 쓴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면전에 대고 이 말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그럴까? 나는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노력했다. 그 말인즉슨 어쨌든 상대방은 나에게 꽤 중요한 사람이다는 뜻이다. 아무리 화가 났기로서니 그 사람 면전에 대고 '이 은혜를 모르는 개와 같은 녀석아~'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예문을 보자. B는 샤오리(小李)라는 사람을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식사 자리를 마련해 준다 함은 샤오리에게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자리였을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A가 B에게 이렇게 묻는다.
A: 지난 번에 네가 샤오리를 위해 마련해 준 식사 자리 말이야, 어땠어? (上次你为效力组的饭局,组得怎么样?)
B: 말도 마. 샤오리 말이야, 기껏 도와줬더니 은혜를 몰라! 내가 자길 위해서 식사 자리 마련해서 고위 공무원을 소개시켜 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없어! (可别提了,小李他啊,狗坐轿子——不识抬举!我为他组饭局给他介绍高管,他却一句话谢谢都没有!)
B는 화가 났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A에게 그의 뒷담화를 하고 있다. 바로 이처럼 이 헐후어는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주로 쓰인다.
이 헐후어는 '개가 여동빈을 물어버리니 사람 속도 몰라주네'라는 헐후어와 비교해서 알아두면 좋다. '개가 여동빈을 물어버리니~'는 한국어의 '사람 속도 모르고'에 대응한다. 반면 '개가 가마를 타니~'는 한국어의 '은혜를 모른다'에 대응한다. 이 두 헐후어의 차이점은 '개가 여동빈을 물어버리니——사람 속도 몰라주네(狗咬吕洞宾——不识好人心)'편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두었다.
이 헐후어는 여태까지 풀이한 헐후어 중에서 가장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헐후어다. 하지만 그만큼 또 중국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참 매력적인 헐후어이기도 하다. 이 헐후어는 들을 일도, 말할 일도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중국 문화를 공부하는 차원에서 기억해 둘 법 하다.
아직 중국어의 꽃 '헐후어(歇后語)'를 모르신다면
바로 이 글을 통해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표지 사진: 尹斌庸,《歇後語101(漢英對照)》(윤빈용, <헐후어 101 (한영대조)>
참고한 글: 尹斌庸,《歇後語101(漢英對照)》(윤빈용, <헐후어 101 (한영대조)>,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기획, 유상철 등 저, <차이나 인사이트 2018>, 올림(92, 98, 188, 192, 196, 293쪽 참고).
도움 말씀 주신 분: 염교 선생님(闫姣老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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