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仙过海——各显神通
尹斌庸,《歇後語101(漢英對照)》(윤빈용, <헐후어 101 (한영대조)>
중국 도교를 대표하는 여덟 신선이 있다.
한종리, 장과로, 한상자, 이철괴, 여동빈, 남채화, 하선고, 조국구, 이들을 여덟 신선 즉 “팔선(八仙)”이라 부른다.
이 여덟 신선은 모두 원래 인간이었지만 각자 나름의 고난 혹은 수련을 거쳐 신선이 되었다.
그런 만큼 이들은 모두 한 인간으로서의 고유한 특징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각자를 상징하는 “법보”를 가지고 다닌다. 위의 팔선도에도 그려져 있다.
한(汉)나라의 대장군이었으나 모함을 당해 깊은 숲 속으로 몸을 숨긴 한종리(법보: 파초선),
불사의 비법을 터득하여 긴 백발에 동안(童颜)을 하고 있는 장과로(어고魚鼓라는 악기),
당의 문학가 한유(韩愈)의 증손이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고 술과 피리를 사랑했던 젊은이인 한상자(피리),
육신과 영혼을 분리했다가 돌아갈 육신을 잃어 다리를 저는 걸인의 시신에 들어가 부활한 이철괴(호리병),
관직을 버리고 은거한 뒤 득도하여 신선이 된 여동빈(보검宝剑),
항상 손에 꽃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술과 노래를 좋아하는 남채화(꽃바구니),
팔선 중 유일한 여선으로 가정을 지켜준다는 하선고(연꽃),
황제의 친척이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고난을 겪었던 조국구(옥판玉版).
이들은 남녀노유(男女老幼), 빈천부귀(贫贱富贵)를 두루 대표한다.
득도 이후에도 개성이 경박하거나 술을 좋아하는 등의 결점이 있다. 그래서 인간적이다.
여덟 신선이 바다를 건너면 — 각자의 신통함을 발휘한다
八仙过海——各显神通
팔선과해(八仙过海), 즉 이 ‘여덟 신선이 바다를 건너는’ 이야기는 중국 민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신화 전설 중의 하나다.
어느 날 서왕모의 반도(蟠桃) 즉 먹으면 불로장생을 가져다준다는 복숭아가 익을 무렵이었다.
서왕모는 신선들을 초대하여 반도를 나눠 먹는 반도회를 열고자 했다.
늘 함께 어울려 서로의 도술을 뽐내며 놀곤 했던 팔선들은 이번에도 함께 서왕모의 요지(瑶池)로 향하게 되었다.
서왕모의 요지로 가기 위해서는 동해(한국의 황해)를 건너야 했다.
드넓은 동해에는 배 한 척, 사람 한 명 없어 도저히 건널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이 때, 여동빈이 의견을 내기를
“오늘 반도회에 배를 타고 갈 수는 없을 듯하니, 각자 도력을 발휘하여 이 바다를 건너는 것이 어떻겠소?” 라고 했다.
팔선들은 여동빈의 의견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먼저 철괴리가 나서니 그는 술을 담는 호리병을 바다에 던져 그것을 타고 바다를 건너기 시작했다.
한종리는 파초선을 타고,
장과로는 접어 두었던 종이 노새를 펼쳐 노새를 소환하였으며,
한상자는 피리를 타고,
여동빈은 등 뒤의 보검을 던져 물개로 변하게 했고,
남채화는 꽃바구니를 타고,
하선고는 몸을 낮춰 물 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조국구가 옥판을 던져 타고 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옥판에 빛이 반사되어 바닷속을 훤히 비추자 바닷 속 용왕이 깜짝 놀라 군사들을 올려보낸 것이다.
용궁의 군사들과 싸움이 벌어졌지만 팔선들은 실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도리어 각자의 도력을 십분 발휘하여 용궁 군사들을 깨 부쉈다.
이에 용왕이 서해, 남해, 북해 용왕에게 지원군을 요청하며 싸움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게 되었다.
바로 그 때 관음보살이 나타나 양쪽을 모두 크게 혼내고 싸움을 중재하였다.
이렇게 해서 팔선들은 결국 무사히 동해를 건너 반도회에 갈 수 있었다.
팔선과해 설화는 다양한 버젼이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용왕군과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 없이 “제각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바다를 잘 건넜다”는 부분만 다루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헐후어의 의미는 무엇일까?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아맞힐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모두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재능이 있다”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재주가 있으므로 선의의 경쟁과 화합을 하라”는 의미도 찾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이 헐후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프로듀스101과 같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자.
반드시 얼굴 예쁜 사람만 최종 선발 인원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얼굴이 예쁘고, 어떤 사람은 노래를 잘 하고, 어떤 사람은 춤을 잘 추고, 어떤 사람은 분위기를 잘 살린다.
각자 자신만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표를 얻고 데뷔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며 “여덟 신선이 바다를 건너면 각자의 신통함을 발휘한다더니!(八仙过海——各显神通)”라고 표현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헐후어가 참 좋다.
여덟 신선이 바다를 건너면 여덟 개의 서로 다른 능력을 보여준다.
즉 누구나 살아감에 있어서 자신의 방법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남이 가진 능력이 나에게 없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능력을 가졌고 그것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팔선과해 설화로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한 가지 정보를 덧붙이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앞서 여덟 신선들이 건너려던 바다가 중국의 동해(즉 한국의 황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중국 동해에 인접한 도시인 옌타이에는 “팔선과해풍경구(八仙过海风景区)”라는 관광지가 있다.
팔선과해 설화를 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
아직 중국어의 꽃 '헐후어(歇后語)'를 모르신다면?
*중국 도교 팔선(八仙)의 이름을 한자와 병기하면: 한종리(汉钟离), 장과로(张果老), 한상자(韩湘子), 철괴리(铁拐李), 여동빈(吕洞宾), 조국구(曹国舅), 남채화(蓝采和), 하선고(何仙姑). 한종리를 종리권(钟离权)이라 부르기도 한다.
*표지 사진: 尹斌庸,《歇後語101(漢英對照)》(윤빈용, <헐후어 101 (한영대조)>
*도움 말씀 주신 분: 염교 선생님(闫姣老师)
*참고한 글: 尹斌庸,《歇後語101(漢英對照)》(윤빈용, <헐후어 101 (한영대조)>, 네이버 지식백과 “팔선전설”, 바이두백과 “팔선과해”, “팔선과해풍경구”, 네이버 블로그 “신선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중국 도교의 팔선(八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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