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어떻게 보냈나요?”

by 반짝반짝수정

주일마다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다.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말씀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지 서로 나눈다.


이 시간의 시작은 늘 학생들의 질문이다.

교사인 어른들이 함께하지만, 대화가 어른 중심으로 흐르지 않도록 아이들이 질문하고 돌아가며 답한다.


하지만 질문이 떨어지면 금세 조용해진다.

서로 눈치를 보며 웃기만 하고,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는 아이들.

누군가 먼저 입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침묵이 낯설지 않다.

아이들은 질문하는 것도, 답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일이 쉽지 않다.

숨기고 싶고, 아닌 척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정말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면 쉽게 꺼내지 못하는 것이 아이들의 솔직한 모습일 것이다.


아이들만 그럴까. 아니다. 어른인 나 역시 그렇다.

부모 세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망설이게 된다.

이번 주 모임이 특히 그랬다.

“한 주 어떻게 보냈나요?”

늘 대화를 여는 익숙한 질문 이였는데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분명 바쁘게 보낸 한 주였는데,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잠시 멈춰 서서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그저 ‘보내고’ 있었을 뿐, 의식하며 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잠드는 반복.

분주하게 살았지만, 기억에 남을 만큼 붙잡아 둔 순간은 없었다.


그때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나는 생각하며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주어지는 하루를 따라가고 있는 걸까.

주어지는 대로 흘러가는 삶은 방향 없는 배와 같다.

겉으로는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떠다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분명해졌다.

의식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일상을 보내더라도 조금 더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싶어졌다.

매일 저녁, 짧게라도 하루를 돌아보려 한다.

딱 10분이라도 좋다.

오늘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한 줄이라도 적어보는 것.

그 하루를 살아낸 나를 스스로 한 번쯤 칭찬해 주는 것.

그 작은 시간이 쌓이면

흘러가던 하루가 ‘기억되는 하루’로 바뀌지 않을까.


지난주 아이들과의 나눔은 결국 나를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솔직하게 말했다.

의식하지 못한 채 한 주를 보냈다고.


함께 약속했다.

주어진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조금 더 깨어 있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자고.

아이들과 나누는 이 시간이 나를 다시 살아보게 한다.

오늘은, 그저 흘려보내지 않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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