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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Oct 28. 2021

우리 가족 소통의 시작 (1)

경청하기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관계의 기본은 소통이 잘되는 것입니다.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은 단순히 싸우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많은 가정들이 그냥 서로 싸우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서로에게 벽을 세우고 사는 가족들도 많습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심리적 단절은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를 깊게 이해하거나 사랑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린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외롭다 느끼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 물어봐줘서 고마워요 ( Lost Connection)” 을 쓴  작가 요한 하리는 자신의 책에서 현대사회의 정신질환의 가장 큰 이유는 고립과 소통의 부재라고 했습니다. 그분의 책에 따르면 디지털이 발달한 이 현대 사회가 개인을 더욱더 고립시키고, 그것으로 인해 중독과 우울증 불안 등이 증가한다고 했습니다. 작가는 공간적으로 아무리 함께 있다고 해도 마음 와 마음이 연결되지 못한 관계는 소통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행복은 누구와 얼마나 소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에 이 소통을 회복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가족관계에서 서로 싸우고 비난하는 것의 대부분의 이유는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표현으로  이벤트도 하고 선물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랑 표현에 있어서 시간 장소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청 (Active listening)입니다.


경청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듣기, (Hearing) 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성경에도 보면 예수님께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라고 말씀합니다. 그 당시의 청중들이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녔습니다. 예수님의 말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그분이 전하는 복음을 알려고 하는 자도 깨달으려고 하는 자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대화하고 있음에도, 서로를 오해하고 의견이 잘 전달되지 않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은 서로가 잘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통하면 행복하고 불통이 되면 불행한 우리 인간관계에서 경청이야 말로 소통이 시작이고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 말을 들으라” 하실 때 쓰셨던 단어도 청종입니다.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 말씀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마음을 다해서 상대의 말에 집중하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청종하는 사람이 순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청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하던 일 모두 내려놓고 상대의 눈을 보고 온 몸으로 들어야 합니다. 원래 사람은  말하기 좋아하고 가르치기 좋아하는 존재입니다. 서로 다 말하기만 바쁘고 서로 가르치려고만 하고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답답하고 서운한 것입니다. 그래서 가족 사이의  관계도 이렇게 비비꼬이고 불통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경청하는 것만으로 상대는 존중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성경에도 말하기는 더디 하고 듣기는 속히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모든 심리치료의 기초가 되는 인간 중심의 상담을 창시한 칼 로저스의 이론 중에서도, 그의 핵심적인 상담기술은 적극적인 경청입니다.  이분의 이론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경청해주고 비판 없는 수용만 해주어도 환자들은 스스로 회복이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경청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감은 상대를 치유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청만 잘되어도 무너진 가정이 회복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청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우리에겐 쓸데없는 배우자나 아이들의 수다보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듣다 보면  중요하거나 심각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상대에게 허비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내 마음을 상대에게 집중하는 이 관심과 노력이  사랑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 우리에게, 배우자나 자녀들은  절대 그들의 마음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지 않은 가족관계는 절대로 안정되거나 행복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매 순간 모든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모든 시선과 마음을 가족에게 집중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비판 없이 경청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상대는 분명히 가족 안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렇게 각자가 가정에서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가정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주는 경청이야말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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