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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Sep 13. 2021

가족사랑,
아는 만큼사랑할 수있습니다.

가정회복/가족치유

한국 문화에 가족과 관련하여 지배적으로 깔려있는 가장 큰 착각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착각은 “부부는 일심동체이다”였습니다. 그러니 내가 말하지 않아도 배우자는 내 마음을 다 알고 있고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착각은 “ 부모가 가장 자식을 잘 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제공하고 베푸는 모든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을 하면서 만나본 많은 부모들과 부부들은 자녀를 너무 모르고 배우자는 너무 몰랐습니다. 우리는 안다는 것을 단순히 외모적인 생김새나 나이 직업 등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를 정말 잘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기질, 생활습관, 가치관 그리고 그의 상처와 아픔까지도 아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제가 만나본 많은 가정에선, 자녀의 발달 수준과 기질을 몰랐고, 배우자의 상처와 기질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배우자 혹은 자식을 뜯어고치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가정 안에서 많은 관계가 깨어지고 아팠습니다. 


세계적인 기독교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던 폴 투르니에는  배우자를 이해하는 데 실패한 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 것과 같고 또 성숙하게 되는 일에 실패한 것이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틀을 깨지 않는 사람, 즉 자기 포기가 되지 않는 사람은 성숙과 성화의 과정에 이를 수 없습니다. 배우자와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자기 포기를 항상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도 분명히 집안에 질그릇도 놋그릇도 은그릇도 있다 하셨습니다. 또  사람마다 받은 달란트와 은사가 다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도 정말 각기 성격과 기질이 다른 12제자를 모두 아끼시고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와 다른 배우자와 자녀를 내 기준으로 “ 옳다 그르다” 비난하고 정죄합니다.  우리는 모든 다른 존재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창조되었고 사람의 기질과 자라온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자라난 것입니다. 


나와 상대방이 다르다는 것을 수용하면 우리의 관계는 달라집니다. 내가 살아온 세계와 그 혹은 그녀가 살아온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 그 세계를 알고 싶어 집니다. 그렇게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면 알수록 상대방을 훨씬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해되기 시작하면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를 너무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의 머리칼까지 세신바 되신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죄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사랑이신 그분이 우리를 품어주시는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최신 컴퓨터나 스마트 폰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사용설명서 없이는 그 제품을 100% 활용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최신 전자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 세대 중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편안하게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이런 최신 기기들은 스스로 배우고 익혀야  활용도가 높아지고 편해집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없다면  수천 가지의 기능을 가진 유익한 첨단 기술도 누군가에겐 아무 쓸모없는 물건들입니다.


인간관계도 때론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피를 나눈 가족이든 사랑해서 결혼한 배우자이든 각개인은 하나님께서 유일무이하게 만드신 창조물입니다.  따라서 그/그녀와 잘 지내기 위해선 상대를 알아가려는 수고를 치러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주님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을 알면 알수록 주님을 더 사랑하고 순종하게 됩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상대를 더 많이 알아갈수록 그/그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이해되면 될수록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지 알고 계십니까? 나의 자녀와 배우자의 타고난 기질을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 그들은 외향성인지 내향성인지 알고 있습니까? 배우자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고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랐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들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나 열등감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배우자와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들의 가치관과 꿈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그들은 어떻게 화를  표현하고  복잡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만약에 이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배우자도 자녀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내가  상대를 탓하기 전에, 내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 공간에서 함께 산다고 상대를 다 안다고 착각하는지도 모릅니다.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고 절대로 심리적 거리도 가까운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 “ 내 마음 같은 사람” 은 세상에 단 한 사람 나 자신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 같지 않다고 비난하고 원망하기 전에, 나와 다르게 창조된 그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노력과 이해가 사랑의 시작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분명 우리 가정을 회복시켜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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