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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Sep 14. 2021

욱하는 당신, 가면을 벗을때입니다

감정조절/ 분노조절

미국에서 정신질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DSM-5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정신질환 진단을 내릴 때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그야 말고 정신과 의사나 상담 치료사들에겐 교과서이자 바이블 같은 책입니다. 그 책에 보면 우리나라의 화병 (hwabyung)이 실려있습니다. 그 한국 문화에서만 독특하게 보이는 정신질환으로 우울과 불안 그리고 가슴통증, 답답함 등의 신체증상을 동반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우리나라는 침묵은 금이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할 만큼 감정을 참는 것을 중요한 문화인데 우리나라에만 화병이 있습니다. 이 현상은 감정은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윗세대 어른분들 중에 욱하지 않은 어른들을 본 적이 없고 또 애들을 키우는 엄마들도 자신도 모르게  자녀들에게 욱하는 것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평소에 자주 욱하고 화를 잘 낸다면 자신도 자신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감정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내는 화나 욱하는 감정은 다른 감정의 가면일 때가 많습니다. 실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수치스러움일 수 있고, 질투심일 수도 있고  서운함등등 다른 여러 감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부끄러울 경우, 또 내 마음을 받아줄 사람이 없거나 괜히 말했다가 더 문제가 복잡해질 것 같다 마음에 꾹꾹 눌러 둡니다. 마음에 꼭꼭 담아둔 감정은 무뎌질 수는 있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항아리에 물을 받듯이 그것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러다가  항아리의 주둥아리까지 물이 찰랑찰랑 차오르면  별것 아닌 일로 물이 한 바가지만 더 부어져도 넘쳐버리는 것입니다. 묻지 마 살인 같은 경우가 전형적으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평소에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다고 느낀 경우,  자신 안에 무겁고 복잡한 감정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의 무심한 눈빛만 봐도 자신의 감정이 넘쳐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따라서 넘쳐버리는 모습 자체가 화나 룩으로 나오지만 그전에, 한 바가지씩 부어지는 감정들은 각각 천차만별이고 다양합니다. 따라서 애초에 항아리에 물을 붓지 않거나 빨리빨리 비우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그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에 담아두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내 마음속에 쌓인 게 많다면 억지로라도 퍼내던지 항아리를 깨버려야겠지요.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내 상처와 쌓아놓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많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저도 심리 공부를 하면서 많이 깨달았지만 한국문화는 감정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슬프고 무거운 감정을 표현하거나 느끼는 것만으로 죄책감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입 밖으로 내 뱉을 수가 없습니다. 어린아이 일 때 이런 감정의 억압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다가 그 어린아이가 자라고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또 허용되는 사회에 살다 보니  화를 내고 욱해도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억압적인 부모나 어른들 밑에서 컸다면 나의 감정표현도 좋던지 싫던지 두 가지밖에 할 줄 모르는 어른으로 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복잡 미묘한 갈등과  감정들을 화로밖에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꾸 화내고 욱하다 보면 점차 주변의 인간관계들이 힘들어지고 가까운 사람들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 불가능하고 나에게 화로 상처를 주는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을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그리고 특히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아이들도 자라서 비슷한 행동으로 대물림 될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화가 나고 욱할 때 그 마음을 잘 들여다보세요. 그 가면 뒤에 울고 있는 아이, 부끄러운 아이, 속상한 아이가 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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