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therapist Jan 07. 2022

뭐든 해봐야  아는 법

나는 대학교 이후 성인이 되고 나야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뭐든 좋아하면 뽕을 뽑아내는 성격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좋아하는 주제는 닥치는 대로 읽어댔다. 주로 심리,아동발달, 뇌과학, 신경과학, 자기 계발, 미술, 신앙서적 등등이었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들이  쌓이고 쌓이니 나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


 그것을 실현해주고 도와준 것이 사실 대학원 시절이기도 했다. 대학원 시절 지겹도록 쓰던 페이퍼와 논문 덕분에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나누고 싶었던 그리고 말하고 싶었던 나의 생각들을 미친 듯이 쏟아내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책 내셔도 될 것 같아요" 라는 칭찬에  용기가 생겨  그럼 언젠가 나도 내 인생에서 한 번쯤은 책을 내봐야 겠다는 꿈을 가지고 브런치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나 운이 좋게 얼마 전 어느 출판사로부터 내 브런치 책들 중 한 권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난생처음 초안이라는 것을  작성하고 있다.


원고지 500매, 20년 전 한국에서  유학 온 나는 한글 프로그램 자체를 쓰지 않아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그냥 알겠다는 말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글에 원고지 500매를 쳐보니 대략 글자 수가 10만 5000자 정도 된다고 했다.  글자 수 십만 오천 자라...


매주 크리스천 신문에 보내는 칼럼이 한 2000- 2500자 안팎이었다.  그러면  칼럼을 50편 넘게 써야 하는 양이였다. 그때 좀 정신이 들었다. 원래 브런치에 써놓은 글도 있긴 했지만 70-80% 정도는 새로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초안이긴 했지만 그때부터 책의 구성과 목차를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목차와 주제에 맞는 글들을 다시 찾아 편집하고 연결하는 과정을 거쳤다.


논문을 쓸 당시 빼고 살면서 이렇게 긴 호흡의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정말 요즘 말로 영끌( 영혼을 끌어보아)을 하고 있다. 예전 블로그에 올렸던 글부터 시작해서 컴퓨터에 저장해 논 모든 글들을 다 뒤적여야 했다. 그렇게 글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내 방에 꽂혀 있는 책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다들 저렇게 두꺼운 책을 만드시기 위해 엄청 고생하셨겠구나 하며..


한때는 책을 읽으면서 " 에이 이 정도는 나도 쓰겠다. 이런 걸 책으로 만드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나도 진짜 책이란 걸 한번 만들어보려고  하니 그 과정이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벌써부터 알 것 같았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래서 다들 책을 쓴 분들은 한 권 한 권이 다 자기 자식 같다고 하는구나 싶었다.


역시 사람은 직접 해봐야 아는 법이다. 그러니 섣부른 판단이나 충고는 삼가해야 한다. 자신이 아이를 낳기 전과 낳고 난 후의 주변의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직장을 다니고 일을 해봐야 남편과 아빠들의 고생스러움을 알고 아파봐야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 할수 듯이 이젠 정말  책을 내신 작가님들이 달리 보일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만들어준 그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