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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Feb 12. 2022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면(3):감정조절


사람이 이성적인 동물이라는 것은 사람들만의 착각입니다. 사람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말도 안 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하고 이기심을 보이는 경우는 너무 흔합니다. 더 나아가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욱하며 범죄를 저지르고, 넘치게 가지고 있으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인간의 욕심과 탐욕은 절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혹은 모르는 타인을 살리기 위해 불구덩이에 들어가고, 먼 타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들여 헌신하고 봉사하는 사람들 또한 이성적 판단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지극히 감정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고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스스로의  삶과 주변의 관계를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감능력과 감정조절 실패로 자신의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소통과 인간관계의 성공과 실패는 개인 삶의 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많은 정신질환의 출발이 직업적 혹은 사회적 실패가 아니라 소통의 부재이고 고립이라고 이미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건강한 대인관계가 회복 탄력성의 시작이었습니다.


 따라서 감정조절 능력 없이는 건강한 대인관계를 지속하기 힘듭니다.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이나 시도때도 없이 욱하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극히 감정적인 인간이 스스로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잘 읽고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기 위해선 알아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은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감정 방아쇠(Trigger)를 파악해야 합니다. 일단 방아쇠가 당겨지면 사람의 뇌는 동물의 뇌처럼 본능의 뇌만 남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을 자극하고 통제불가로 만드는 방아쇠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들마다 감정의 방아쇠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거나 나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이고 어떤 사람들은 부당하다 느끼거나  억울한 감정이 드는 순간이 방아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자신의 방아쇠를 알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은 조절하기 쉬워집니다.


두 번째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 누구보다 스스로 먼저 자신의 감정을 배려하고 자기감정을 공감해 줍니다.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것을 억압하거나 부정하지 않습니다. 한국 문화는 감정을 억압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억압된 감정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감정은 가벼운 방아쇠(Trigger)에도 갑자기 터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터져 버린 감정을 수습하느라 곤욕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인간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부정적이거나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우리는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그 감정이 흘러가도록 배려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감정에 대한 반응, 즉  행동만 통제하면 됩니다.


세 번째  감정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력하고 무거운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이나 죽이고 싶은 마음 같은 강력한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무겁고 복잡한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것을 알고만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한국 문화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나약한 인간, 유리 멘털" 등으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정말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예민하고 잘 다스리는 사람들입니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나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감정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나 사회적 기준만 맞추어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방치하고 내버려 두게 되면 인간은 삶의 즐거움이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한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성공하고 돈이 많아도 스스로 삶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도 없고 누군가와 소통하지 못하고 고립되는 사람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지극히 감정적인 동물이고 사회적 동물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과도 잘 지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스스로를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안전한 사회적 울타리를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감정에 끌려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예민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정에 예민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일어나는 수만 가지 감정을 읽어내고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감정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감정을 지혜롭게 다스리고 주변과 건강하게 소통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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