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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May 17. 2022

살기위해 미친듯이 그리다, 쿠사마 야요이


지금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이다.  일반 미술대학을 다닐 때도 미술치료대학원을 다닐 때도 빠지지 않고 나온 작가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특이하고 창의적인  작품세계와 그녀의 정신병력을 떼어놓고 설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창 전쟁을 겪을 시기에 유년기를 보냈던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전쟁의 불안과  어머니의 심한 학대에 시달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바람기 많은 아버지를 감시하라고 시키기도 하고 그로 인해  아버지의 바람현장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의 외도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어머니는 그녀에게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학대를 함으로 그녀에게 분풀이를 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10살부터 환각증세에 시달렸으나, 그 또한 그 시대 일본 부모님에게 용납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환각의 시작이 땡땡이 혹은 꽃무늬, 그물무늬였고 그때부터 그녀는 그림으로 그것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인이 된 후 부모의 그림자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일까? 화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던 부모님을 떠나  그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화가 조지아 오키드에게 편지를 보내어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녀 인생의 가장 큰 운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오키드의 초청으로 뉴욕에 정착하고 설치미술/행위예술 작가로 활동한다.  나름  그때 당시 뉴욕에서 유명했던 작가들과도 협업을 하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젊은 시절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정신질환은 좋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정신분열적 환각증세, 강박증과 자살충동에 심해지는 것을 느끼고 일본으로 돌아와 스스로 자신을 정신병원에 가두고 거기서 작품활동만 한다.  그녀의 땡땡이 오브제와 다양한 표현방식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이 저렇게 방대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작품에 몰두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설치미술, 행위예술, 패션, 영화 그리고 책으로 까지 자신을 표현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이  자신이 자살충동을 느끼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였다고 한다. 정말 살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작품 활동을 한 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여러 가지 정신병력이 있고 끝내 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무리하는 행보는 사실 흔하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  정신병동에 가두고 끝까지 붓을 놓지 않고 작업하는 것으로 자신의 병을 다스리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선택은 개인적으로 너무 지혜롭고 탁월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90이 넘은 나이에도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고 또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그녀의 작품에  눈이 즐겁기만 하다.

 

그녀의 작품은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도 하고 놀라게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그녀의 그림을 통해 그녀가 갇혀있는 그녀의 땡땡이 세상을 보기도 한다. 가끔 보는 우리는 즐겁고 신기할수 있겠지만, 10살 때부터 80년 가까이 보였던 이 땡땡이들이  그녀에게는 너무 지긋지긋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녀처럼 이렇게  자신의 아픔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현하는 것 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치료적 효과가 있다.  거기다 그녀는 자신의 세상을 타인과 교류함으로  오는 기쁨을 누렸으니, 그것이 그녀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었을 것이다.생이 예술가였던 자신을 받아주지 않고 학대했던 부모로 인해 충분히 망가질 수 있었던 그녀의 삶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과 고난까지도 작품으로 승화시켜 마침내 빛을  낸 그녀의 끈기와 삶에 대한 열정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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