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therapist Jun 17. 2022

스킨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가장 중요한 것이 주양육자와의 건강한 애착관계입니다. 이  애착 이론을 증명한 존 볼비의 유명한 원숭이 실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실험자들은 갓 태어난 원숭이에게 우유를 부착한 차가운 철사로 만든 가짜 원숭이 엄마와 우유는 없지만 따뜻한 천으로 만든 인형 엄마를 주고 새끼 원숭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새끼 원숭이가 당연히 우유가 있는 철사 원숭이에게 매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새끼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만 철사 원숭이에게 가서 우유를 먹고 나머지 시간은 항상 따뜻한 천으로 만든 원숭이에게 붙어있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보여주듯이 애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유가 아니고 부드러운 접촉입니다.


사람에게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신체접촉은 인간의 신체 정서발달에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캥거루 케어입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을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는 것보다, 캥거루 처럼 품에 안아 피부와 피부를 맞대게 해서 키운 경우 훨씬 사망률도 적어지고 부작용도 적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들도 이 케어를 통해서 미숙아를 낳았다는 죄책감을 줄이고 아이와의 유대관계를 증진시켜서, 후에 육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유럽 국가에선 미숙아를 낳을 경우, 국가적으로 양쪽 부모가 온전히 캥거루 케어를 할 수 있도록 한 달 넘는 산후 휴가를 주기도 합니다.


미숙아를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뇌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신체 온도조절이 자동으로 되지 않는 경우가 습니다. 그래서 저체온증에 걸리거나 열이 갑자기 높아질 경우 미숙아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이 캥거루 케어를 할 경우, 부모의 품에서 아이가 적정한 체온을 알아서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입니다. 사람 안에 연약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을 이미 장착해 주셨습니다.  이런 따뜻하고 부드러운 신체접촉이 옥시토신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미숙아들이 치료받는 과정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합니다. 그래서 치료의 예후가 훨씬 더 좋은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화를 조절해 주고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감정조절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양육자와 이런 애착이 건강하게 형성이 된 아이들은 공감능력이 높고 감정조절을 훨씬 더 잘한다고 합니다. 건강한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위해선 아이에겐 이런 따뜻한 신체접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발달 전문가들은  어린아이들에게 피부는 제2의 뇌라고 까지 말합니다. 때문에 어린아이를 때리거나 쥐어박는 신체적 처벌은 사실 아이를 두 번 상처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몸의 상처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동학대가 심각한 범죄인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은 신체접촉은 어린아이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연령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줍니다.  안아주고, 악수를 하고 토닥여주는 모든 스킨십은 심리적 소속감과 안정감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낮춰 줍니다. 그리고 신체적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가장 간편한 마음 치료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많은 유익이 있는 스킨십이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가정 안에서도 스킨십이  사라집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자주 안아주고 토닥여주다가 자녀가 성장하면 점점 뜸해집니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인이었을 때는 하루 종일 붙어있으려고 하지만 함께 부부로 지내면 서로 손잡고 눈을 마주치는 것도 어색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의 관계가 점점 더 소원해지고 멀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족 안에는 서로 간의 애착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애착의 시작은 친밀감이고 신뢰입니다. 스킨십은 이 애착을 만들어주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에 1분이라도 가족들에게 따뜻한 스킨십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어색함의 시간이 지나면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간의 따뜻함과 편안함이  쌓이면 애착이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간의 애착으로 탄탄하게 연결된 관계는  어떤 어려움과 고난에도 잘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회복과 치유의 시작이 됩니다.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협력하며 살도록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이 하나님의 귀한 치료제를 아끼지 마시고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쏟아부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한 가족관계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