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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Oct 04. 2022

남자의 우울증은 다르다.

우울증이 낯설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런 정신질환을 아직도 개인의 정신의 문제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별히 남성들에겐 사회가 요구하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역할을 암묵적으로 요구함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도가 여성들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특별히 한국문화에선 남자는 울어도 안되고, 실패해도 안되고, 힘들어해도 안 되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오히려 우울증 같은 질환이 방치되어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는 남자들의 자살률이 여자들보다 2-3배가 더 높기 때문이다. 우울증의 전체적 비율로 보았을 땐 여성의 수치가 훨씬 높은데 자살 빈도를 살펴보면 남성이 훨씬 높게 나온다. 여러 문화에서 공통적이다. 이 수치는 일단 여전히 남성들이 자신의 우울증을 드러내기 싫어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치된 우울증은 자살 충동이나 심각한 일상 문제가 생기는 등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여성보다 남성들이 좀 더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우울증이 시작되면 자살 충동, 중독과 같은 자기 파괴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조기개입과 치료가 중요하다.


보통 우울증은 수면장애, 지속적인 우울감, 무력증, 그리고 좋아하던 일이나 활동에서의 흥미 저하와 같은 증상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남자,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남성 우울증에 관한 책에 보면 남성들의 우울증은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우울감을 토로하기보다는  오히려 화를 내고 짜증을 자주 내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이나 술이나, 게임 등의 중독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건 남성에게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이 나약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되고 이런 '나약한 남성'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책에선 많은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우울감이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대부분의 사회는 여성의 이런 사회적 위치의 변화로 인한 문제를 인지하고 예방하려고 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함께 겪어가는 남성들에 대한 치료나 예방은 전무하다고 했다. 남자라도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데도 도움을 구할 길이 없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보다 훨씬 우월하거나 모든 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물론 신체적으로 여성보다 더 많은 근육과 더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지만, 그것이 여성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사회적 상황에서 공감능력이나 소통능력은 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더 어렵다.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고립될 확률이 더 많다. 그래서 남성의 경우 우울증 발견이나 조기치료가 훨씬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여성질환이 아니다. 우울증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 다른 신체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떨어질 경우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남편이라서 남자이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따라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서 남자이기 때문에 무조건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고민과  여러움이 있는지 살피고 돌보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남성을 향한 이상적인 기대와 소망을 품기보다는 연약한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다. 남자도 여자만큼 연약한 인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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