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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Dec 03. 2022

이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한겨레신문:서울엔에 신간도서로 소개되었습니다.



"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 를 출간하고 서평단과 독자들의 리뷰에 나도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 " 읽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내 이야기인줄 알았다" " 줄을 그으면서 읽고 있다" 등등의 이야기에 불안했던 내 마음에  안도감과  깊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많은 리뷰들 중에 어린시절 상처로 힘들고 아팠는데 나중에 커서도 뼈를 깍는 노력을 해야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거라면 너무 억울한것 같다는 리뷰도 종종 있었다. 사실 정말  맞는 말이다. 나도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자주 들었다. 나는 피해자 인데 왜 이렇게 또 고통스럽게  뼈를 깍는 노력을 하며 육아를 하고 가정을 지켜야하는지 억울할 때가 너무 많았다.


지만 내가 다친 것은 내 잘못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친 부분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사건과 사고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해서 내 삶을 책임지지 않는 것은 나와 주변을 더 괴롭게 만드는 꼴이 된다. 상처난 곳이 아파서 건들이지도 않고 가만히 두는 것이 때로는 상처를 헤집어 치료하는  것보다 덜 아플수 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은 상처는 절대로 제대로 아물지 않으며 그로 인해 내 삶의 반경은 매우 좁아지고 주변에게 피해가 되기도 하며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억울하고 분했지만 내 상처를 치유하기로 선택했다.


내가 나의 상처로 인해 아이들에게 똑같은 정서적 결핍을 대물림하고 또 후에 그것으로 인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나와 비슷한 고통을 받고 괴로워하는 것을 본다면 나는 정말로 나의 결핍을 방치한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땐 부모님이 아니라 나에게 분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아프고 괴로운 회복의 시간을  견디게한 힘이 되었다.


나도 무척 억울했고 힘들었다. 하지만 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제대로 사랑하는 길이기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묶이지 않는 건강하고 자유로운 마음을 허락해 주었고 나를 둘러싼 사랑하는 이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래서 이제는 더이상 억울하지 않다. 이것이 어쩌면 회복이 준 가장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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