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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Jun 06. 2023

이혼이라도 해야하나..

첫 책을 출간하고 원래 내가 쓰려고한 두번째 책은  부부관계에 대한 책이 었다. 아이들을 상담하고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항상 나오는 것이 부부간의 갈등이었다. 사실 부부사이만 좋아도 아이들의 심리문제가 발생할 일도 적고 또 설사 발생한다 하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어려움도 가까운 부부관계에서 오는 답답함과 불만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나는 부부관계만 좋아져도 많은 아이들의 행동문제가 개선되고 심리적 어려움도 좋아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두번째 책은 부부관계가 주제였다.


편집자와 상의하여 목차도 대충 뽑아보고 방향을 정했는데,  부부상담에 관한 책들은 워낙 판매가 안된다는 편집자의 고심에 책 주제의 방향이 살짝 바뀌었다. 그런데 요즘 브런치 스토리앱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브런치 북은 이혼관련이야기이다. 알콩달콩 잘 살아가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처절하게, 아프게 헤어진 이혼과정을 남은 책들이다.  정말 '요즘 뜨는 브런치북'으로 한번 관심이라도 받으려면 이혼이라도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글을 쓰신 분들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복잡한 감정과 억눌린 마음을 표혀하고 싶으셨던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글로 풀어내다 보면 분명 마음이 정리가 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그분들의 글을 읽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제들이 왜 이리도 브런치에서 인기가 있을까? 하는 것이 궁금했다. 분명 브런치엔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부부들의 이야기도 있을 텐데 말이다.


나름 고심끝에 내린 결론은 타인의 아픔은 나에게 안도감을 준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나는 아직 이정도는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구나 ' 라는 동질감을 허락해 준다.   그러나 다른 부부의 행복은 나에게 질투심이나 반감을 느끼게 한다. " 운이 엄청 좋았네. 너무 부럽다. 왜 어쩌다 나는 이런 인간과 결혼을 했을까?  와..나는 이렇게 까지는 못하겠다."라는 부러움, 후회, 답답함, 괴리감등이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가정이든 이혼 이야기는 자극적이다. 나 또한 나도 모르게 빠져서 읽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거짓말, 배신, 법정 싸움, 양육권 쟁탈전, 재산 분할등의 과정은 완전 매운맛이다. 그리고 결론이 너무 궁금하기도 했다. 유책배우자가 꼭 벌을 받았으면 좋겠고 남은 가족들은 빨리 회복되길 바랬다.하지만 행복한 부부들의 이야기는 이런 매운맛이 없다. 몸에는 건강하지만 땡기는 맛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편집자님도 잘 안팔린다고 하신 것 같다.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혼이야기를 쓰시는 작가님들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곳이 브런치니까. 하지만 이혼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다.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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