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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Sep 27. 2023

 미술이 삶에 필요한 8가지 이유

나는 부모님에게 거절당했던 그림공부에 대한 꿈을 미국에서 결혼을 하고 펼쳤다. 화가가 되거나 하는 거창한 꿈을 꾼 게 아니다. 그냥 그림을 너무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소박하게 시작한 것이 대학원까지 거의 8년 정도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림으로 돈을 벌거나 직업을 가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림을 배운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 시간을 통해서 내 삶은 훨씬 풍성해지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작품활동을 한다. 돈을 위해서 아니라 내 삶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1.  완벽히 안전하게 실패할 장소를 제공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작품을 하다 보면 실패할 때를 무수히 만난다. 뭔가 머릿속에선 완벽했던 작품이 현실에서 발현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런 실패를 할 때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어쩌면 그림은 가장 안전하게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도전하는 기회를 준다. 물론 들인 공과 시간이 아깝고 속상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엄청난 손해가 끼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그림 한 장 망친 것뿐이다. 그러니 그냥 다시 하면 된다. 그래서 또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어쩌면 가장 안전하게 실패에 대한 맵집을 키우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공간이 된다.


2. 관찰력을 키워준다.

미술의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무조건 관찰력이다.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것이라 착각하지만 실상은 눈으로 그리는 것이다. 눈으로 보고 관찰한 만큼만 그리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관찰할 수 있는 사람이 잘 그리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 관찰력은 단순히 그림을 정교하게 그리는 것을 넘에서 삶에 중요한 기술이 될 때가 많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취향,  감정의 변화등을 알아차릴 때 관찰력이 좋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치료사로서도 이 관찰능력의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창 인물그리기에 열중하던 시절 ^^


3.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몰입이 자연스럽게 된다. 그래서 잡생각이 저절로 사라진다. 이렇게 손을 쓰고 집중을 하고 있으면 우리의 전두엽이 열심히 일을 한다. 그리고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불안, 걱정, 근심등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그래서 정신 건강에 너무 좋은 활동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늘 그림을 그린다.


4. 미적 감각이 발달한다.

그림을 배우면 자연스럽게 색감, 구도 등을 배우게 된다. 한마디로 미적 감각이 발달한다.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이런 미적감각이 필요할 때가 많다. 사진을 찍어도 구도과 색감이 중요하고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패션감각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신에 몸에 맞는 색감의 옷을 고르고 핏에 맞는 구도를 찾는 일이다. 인테리어를 하고 음식을 접시에 담는 일까지 우리 일상에서 색감과 구도가 필요한 일이 많다. 그럴 때마다 별 고민 없이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는 감각이 생겼다.


이런 꽃꽃이도 집에서 그냥 할 수 있는 미적감각이 생겼다.


5. 성장기록이 된다.

그림도 내가 애쓰고 노력한 만큼 성장한다. 거기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성장의 좋은 기록이 될 때가 많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그래서 모든 부분에서 노력하는 만큼 성장하는구나 하는 성장의 마인드셋을 가질 수가 있다.


6. 뿌듯함을 준다.

그림이나 작품은 어쨌든 끝이 있다. 그래서 잘했든 못했든 끝내고 났을 때 성취감이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다. 그래서 당연히 뿌듯함을 준다. 이런 일상에서의 자잘한 뿌듯함이 자존감을 세워줄 때가 많다.


7. 유연한 사고 창의성이 발달한다. 고로 뇌가 건강해진다.

미술은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분야이다. 정말 모든 것을 사용해서 작품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재료로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가지고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유연한 사고가 발달하고 창의성이 발달한다. 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주는 몰입자체도 뇌를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이런 다양한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뇌를 튼튼하게 해 준다.

종이와 아크릴 물감으로 만든 mixed media

8. 운 좋으면 돈도 벌 수 있다.

정~~ 말 운이 좋으면 돈도 벌 수 있다. 누군가 나를 통해 그림을 배우길 원할 수도 있고 더 운이 좋으면 내가 만든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서 타인과 공유하고 연결되면 삶의 의미까지 생기는 것이다.


지금 현재 나는 심리치료사로 작가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풀타임 예술가로 살고 싶은 것이 내 꿈이다. 그래서 내 삶의 마지막까지 풍요롭게 해 줄 그림을 배우고 작품을 만드는 일을 계속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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