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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정미 Sep 11. 2021

말보다 바디랭귀지가 중요합니다.

소통/대화의 기술

가끔 말을 잘하고 싶고 더 나아가 대화의 기술을 익히고 싶은 많은 분들이 언어전달과 단어선택에 신경을 씁니다. 단어의 선택이나 문장의 매끄러움 그리고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이의 눈빛, 태도, 바디랭귀지 ( body language) 가 오히려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때론 우리는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 진심이 없네, 영혼이 없네"라며 알아차리곤 하지요.



상담에서도 상대의 말은 30% 정도만 전달되고 눈빛, 태도, 몸의 표현인, 이 바디랭귀지가 70%를 전달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말의 내용도 살피지만 몸의 반응도 늘 세시히 관찰합니다. 말은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서 손을 계속 만지작 거리거나, 눈동자가 흔들리고 다리를 계속 떨거나 입술을 물어뜯는다면, 그 사람이 괜찮다고 하는 것은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화가 나거나 분노에 찬 경우에도, 아무 말하지 않아도 때론 그 사람의 분노 게이지를 알아차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 눈으로 욕한다. 눈으로  때린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남편의 경우에도 부모님께 손지검 한번 당하지 않고 컸습니다. 그 시대 4대독자였으니 그야말로 집안에선 왕자님처럼 자랐습니다.( 물론 그래서 학교에선 완전 말썽쟁이 골칫덩어리 학생이었다고도 합니다. ^^) 그런 남편이 미국으로 이민 와서 부모님 모두 고생하실 때, 누님께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셔서 모은 돈으로 새 차를 구입했다고 했습니다. 그런 새 차를 남편이 운전면허 취득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 그 차를 끌고 가서 조수석 문를 왕창 망가뜨려 온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아버님은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버님이 남편을 볼때 " 저런 한심한 놈!!" 같은 눈빛을 느꼈고 그 눈빛에 너무 좌절하여 죽어야겠다고 결심했답니다. 그래서 혼자 타이레놀을 왕창 삼켰던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아무도 모르시는 혼자만의 에피소드로 끝났습니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바디랭귀지가 때론 언어보다 더 파워풀할때가 많습니다. 부부관계도 보통 배우자가 자신을 깔아보는 것 같은 눈빛, 무시하는 태도, 거부하는 몸짓 등에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아이들도 부모의 잔소리만큼이나 싫은 것이 자신을 한심하게 보는 눈빛, 차가운 태도, 몰아붙이는 말투 등입니다.



그래서 대화가 어렵고 소통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언어는 조심할수 있지만 이 바디랭귀지는 습관적인 것이 많고 자신도 모르게 그냥 튀어나올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대화중 마음으로 중립을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잠시 휴전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우리가 괜히 괜찮은 척, 고상한 척 말로 포장을 해 봐야 내 눈빛에서 말투에서 행동에서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늘 관계가 어렵고 대화와 소통이 힘든 것은 이런 나의 바디랭귀지까지 때론 고쳐야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아무의식 없이 쏘아본 것으로, 성의 없이 뱉은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받고 힘들어한다면 서로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서로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것이 사랑이니까요. 사랑은 좋은 옷을 사주고, 멋진 여행을 가고 용돈이나 명품을 주는 것도 될 수 있지만, 이렇게 상대를 위해 나의 무의적 행동까지도 생각해서 바꾸려고 하는 그 시도 자체가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의 바디랭귀지는 어떤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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