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들어 내는 괴로움, 욕심

by 원정미

미련한 자는 교만하여 입으로 매를 자청하고 지혜로운 자는 입술로 스스로 보전하느니라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 (잠언 14:3-4)

눈이 높은 것과 마음이 교만한 것과 악인의 형통한 것은 다 죄니라 (잠언 21:4)


상담을 하다보면 정말 마음이 아픈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처해진 상황과 환경이 정말 어려운 분들입니다.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의 연단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런 분들은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때로는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도 종종 봅니다. 소위 자기 팔자를 자기가 꼬는 사람들입니다. 안락한 삶과 행복이 마치 자신의 당연한 권리인양 여깁니다. 자신의 기대가 어긋나거나 그 편안한 삶이 보장되지 않으면 하나님께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욕심이 과한 사람들입니다.

욕심이 많다는 것을 남이 가진 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만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 소망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욕심에 해당합니다. 늘 자신이 노력한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마치 소가 있어서 열심히 농사를 지어주기도 바라지만 구유도 늘 깨끗하길 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가 있으면 구유가 더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깨끗한 구유를 유지하고 싶다면 소를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이것도 가지고 싶고 저것도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욕심은 관계를 어그러뜨리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좋은 점으로 안정감을 꼽습니다. 좋을 때나 힘들 때 내 곁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혼전에 내가 누렸던 자유는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내가 평생을 누군가와 ‘같이’하기로 약속하고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결혼 후에도 결혼생활의 안정감과 동시에 결혼 전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 것이 욕심입니다.

부모들의 경우에도 자녀가 건강하고 외모도 출중하고 공부도 잘하면서 예체능에도 능한, 한마디로 소문속에만 존재하는 엄친아 엄친딸을 원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부부 관계에서도 아내는 남편이 돈도 잘 벌고 다정하고 육아도 잘 도와주면서 유머러스한 사람이길 바랍니다. 반대로 남편은 아내가 돈도 벌면서 요리와 살림도 잘하고 애교많고 거기다 날씬하고 예쁘기까지 바랍니다. 이런 서로에 대한 말도 안되는 기대를 하고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비난하기 때문에 관계가 깨어집니다.


한국 전쟁을 이겨내고 역사상 유래없는 발전을 이루어낸 한국 어른들의 특성이 그 어려운 시기를 버티느라 자신이 가진 능력의 최대치를 100%도 아닌 120%에서 150% 까지 발휘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한 사회심리학자의 방송을 본적이 있습니다. 효율성과 결과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성향이 많아서 한국 사람들은 포기가 어려운 민족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두루두루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런 욕심은 개인의 마음을 지치게하기 쉽고 더 나아가 무리한 기대와 요구로 관계를 꼬이게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난이 선물이 되는 것입니다. 고난이 닥쳐야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기 때문입니다. 몇년전 남편의 쇄골뼈가 부러진 적이 있습니다. 쇄골뼈는 살면서 있는지 없는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뼈가 부러지고 보니 쇄골뼈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목과 어깨 그리고 팔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러진 쪽 팔을 아예 사용하지도 못했고 잠을 잘때도 앉고 일어서는 일까지 조심해야 했습니다. 존재감이 없었던 쇄골이 부러지고나서야 존재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일들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모릅니다. 공부 못한다고 잔소리만 하던 자녀가 심하게 아프거나 속을 썩이기 시작하면 그제야 부모는 ‘ 공부 못해도 괜찮아요. 하나님 제발 그냥 살려만 주세요’’라는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배우자가 갑자기 떠나거나 심각한 병에 걸려야 그동안 배우자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안에 불행과 고난이 닥쳐야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우리네 일상이 기적이였던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욕심에 눈이 멀면 이미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을 보지 못합니다. 때문에 성경에도 늘 탐심과 탐욕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 주님이 베풀어 주신 것을 소중히 여길줄 아는 사람이 복된 사람입니다. 가족안에서 자녀와 배우자가 못마땅하고 불평이 생긴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대와 소망이 합당한 것인지 되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기대와 소망때문에 상대가 가지고 있는 빛나는 장점과 매력을 놓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보며 안달복달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라,이미 내손에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이미 허락하신 은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나친 욕심과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을때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귀하고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때가 가정이 변하는 기적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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