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therapist Oct 06. 2021

감정표현이 어려운 너에게

세상엔 나쁜 감정은 없단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생긴단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아니 하루 중에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를 느끼니. 특별히 화나고 억울하고 속상하고 섭섭하고 질투 나고 우울한 감정이 들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은 것 같아. 특별히 한국은 어려서부터 감정을 억압하는 것을 강요받던 사회였으니까. 힘들어도 티 내지 않고 슬퍼도 울지 않는 아이들을 칭찬해준 이상한 문화가 있었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행동들은 아이들을 절대로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게 하는데 말이야.  이런  감정적 억압이 습관이 되면 내면의 아이가 성숙하지 못하게 되거든. 겉으로는 어른스러운척하고 착한 척하지만 그 억압된 아이에게 평안이나 자유로움은 없으니까. 겉으론 평온한 척해도 마음속에 불화산 같은 것이 들끓고 있다면 그 마음이 건강할 리 없잖니.


엄마도 어렸을 때부터 " 이런 걸로 우는 거 아니야! 쪼금 한 게 어디서 성질이야! 별것도 아닌 걸로 화낸다. 그런 마음먹으면 안 돼. 그럼 나쁜 사람이야"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아. 그래서 무의식 중에 너희들에게 그렇게 강요하지도 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엄마도 심리 공부를 하고 보니 사실 감정은 감정일 뿐이란다. 감정엔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이 아니야.  하지만 우리는 감정과 행동을 구분하지 못함으로 인해 감정을 더 억압하게 된 것 같아.


화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소리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하는 "행동"이 잘못이지, 내가 화를 느끼는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니까. 슬퍼서 밥도 안 먹고 학교도 안 가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행동"이 문제이지, 슬픈 네 마음은 사실 아무 문제가 없단다. 따라서 네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다 정당한 것이란다. 때론 그것이 부모에게 향햔 미운 마음이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향한  화난 마음이든  말이야. 네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옳은 것이야. 그러니 어떤 감정에도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


하지만 네 감정으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그건 다른 문제지. 화나서 누군가에게 막말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거나 무례하게 군다면, 너는 네 행동으로 인한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몰라. 날씨가 너무 좋아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이 지겨운 나머지 그냥 교실 밖을 뛰쳐나간다면, 그 행동은 문제가 되는 거지. 수업시간이 지겹고 힘들다는 네 감정은 정당한 거야. 다만 그렇다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무책임한 학생이 되는 건 정당화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란다. 그러기 위해선 감정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겠지. 일단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거야. 네가 억지로 참는다고 해서 참아지는 게 아니란다. 누군가가 미워지고 누군가에게 화난 마음이나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럽단다. 그러니 억지로 참으려고 하지 마. 대신 네 감정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은 해야겠지. 그러면 이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변하거든. 우리가 하루 종일 신나고 기쁘지 않듯이 슬프거나 무거운 감정들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 들게 되어 있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못 기다리는 것이 문제란다. 사실 감정이 사그라드는 동안 괴로우니까.


그 괴로움을 참기 싫어서 우리는 때론 회피하고 도망가기도 하지. 흔히 기분전환이라고 하지만 많은 경우는 그냥 감정의 회피인 경우가 많단다. 대표적인 것이 TV이고 쇼핑이고 술이고 게임이고 마약이지. 이것들은 네가 어떤 기분이든지 잠시 잠깐 기분을 좋게 해 주니까. 하지만 술이 깨고 나서 게임이 끝나고 나면 쇼핑을 하고 나도 해결되지 않은 네 감정은 너를 더 깊은 나락으로 끌고 갈 때가 많단다. 그래서 다시 더 강력한 "즐거움" 들을 찾게 되고. 그래서 중독이 되는 거란다.


그러니 감정을 무조건 숨기거나 회피하는 것은 사실 좋은 방법이 아니야. 중독에 취약해지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숨기고 감추려다가 그것이 마음속에서 오히려 열등감이 되거나 분노로 바꿔어 후에 폭발해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단다. 그렇게 폭발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실수를 하게 되어있지. 그로 인해 우리의 관계가 참 많이 꼬이고 아프게 되는 경우를 엄마는 많이 보았거든.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제 마음속에 드는 감정의 "진짜 이유"를 찾는 거 란다. 우린 피곤해도, 서운해도, 섭섭해도, 질투가 나도, 걱정이 되어도 화를 내는 문화에서 살고 있어. 나 자신 속의 진짜 감정의 이유를 알지 못하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단다. 따라서 내 마음속에 일렁이는 네 감정의 진짜 본모습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지.


만약 그것이 피곤함이면 너를 쉬게 해주어야 하고, 배고픔이라면 밥을 먹어야 하고, 상대에 대한 걱정이거나 서운함이면 제대로 표현을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지. 그렇게 네가 느끼는 진짜 감정을 알고 인정하고 감정에 따른 바른 해결책을 찾아주는 것이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란다. 그러려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해. 그러기 위해선 감정을 너무 억누르거나 감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란다.


네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정당한 것이란다. 그러니 부끄러워할 필요도 미안해할 필요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단다. 다만 네 감정으로 인해 네 행동까지 감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거지. 그렇게 할 경우 정말 너는 누군가에게 미안해질 것거나 네가 한 행동으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할거야. 


 엄마가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 만큼 살아보니 타인관의 관계도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도 시작도 감정능력에 달려 있더라. 자신의 감정을 알고 그것을 조절해서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고 타인과도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더라. 자신의 마음을 속일 필요가 없으니까.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마음을 속이는 사람들이 후에 심각한 정신과적 병증에 시달리게 되거든.


네 감정에 예민한 사람이 되길 바래. 그러기 위해선 때때로 느껴지는 불편한 마음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필요도 있고 때로는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필요도 있어. 짜증 내지 않고 화내지 않고 공손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그러나 도무지 상대에게 직접 말할 수 없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토로해도 좋고, 일기에 써도 좋고, 보내지 않더라도 편지에 적어 네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그렇게라도 네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거야. 그렇게 네 마음과 타인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니까.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한 네가 되길 엄마는 늘 기도한다.



이전 07화 이상형을 기다리는 너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