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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Oct 10. 2021

거절하는 것이 힘든 너에게

삶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를

한국문화에선 거절하는 것이 참 힘든 것 같아. 왠지 거절하는 사람들을 이기적이거나 나쁜 사람이라고 오해를 하기 때문이지.  그런 비난과 오해에 약한 너무 "착한 아이"들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가 있고 또 감당하지 못할 일로 일상이 무너지는 사람들도 있단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참 쉽지 않았단다.


사람에겐 정서적 바운더리 (boundary)라는 것이 있단다. 한마디로 경계선 같은 것이지. 사회에서도 어떤 경계선은 절대로 침범해서는 안되잖아. 사람들이 집을 지을 때 벽을 쌓고 창문과 문을 다는 것은 우리를 자연재해로 부터 보호해 주기도 하지만, 우리 집으로 들어올 사람과 들어오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분하기 위함도 있단다. 왜냐하면 집은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


그러나 만약 나의 허락도 없이 누군가 우리 집을 함부로 들락거리며 방을 쓰고 음식을 축낸다면 얼마나 기가 찬 상황일까? 이런 사람이 있다면 분명 경찰을 부르거나 당장 쫓아내고 말 거야. 그리고 다시는 그 사람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걸어놓고 문단속을 하겠지. 우리의 마음의 경계도 이와 비슷하단다. 네 삶이 타인에 의해 흘러간다면 절대로 행복할 수 도 평안할 수도 없단다.


왜냐하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한계가 있거든. 그리고 사람마다 그 에너지의 양이 다르기도 하지.  그러니 네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해.  네가 가지고 가진 에너지의 한계를 사소한 일에 낭비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이 삶의 지혜란다. 그러기 위해선 네 삶의 우선순위를 찾아야해.


그리고 자신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쉬는 시간이 필요하단다. 그리고 각자 사람마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다르잖아.  특별히 엄마같이 내향적인 사람들에겐 혼자만의 시간이 그런 시간이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더라.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고 더 열심히 가족과 누군가를 도와줘야 할 것 같은 마음때문에. 물론 그 마음이 꼭 필요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어쩌면 중요한 것은 균형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 같아.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 것은 좀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야. 그리고 가족이나 타인을 위한 이타심도 함께 잘 살기 위함이지. 그러나 정작 네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너의 열심과 헌신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될 거야. 그러니 우리는  인생에서 삶의 우선순위를 찾고 균형을 맞추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해. 그래서 때로는 네가 할 수 없는 일이나  버거운 일이라면 거절하는 것도 배워야 한단다. 그것은 마치 너의 집에 불쑥 찾아온 방문객을 모두 다 맞아줄 수 없는 것과 같은 거란다.


그래서 거절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선 몇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단다. 첫 번째 일단 네가 누군가로부터 거절을 당해도 너무 섭섭해하지 않아야 한단다.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상대방은 네 존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네 부탁을 거절을 거절한 거니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상대로부터 거절받은 그 섭섭함과 서운함이 너무 커서, 오히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다. 그 상대도 그렇게 서운해하고 섭섭해할까 봐. 그러나 상대의 감정은 상대의 것이지 네 몫이 아니란다. 상대의 감정까지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는 것이야 말로 어떤 면에선 어리석은 짓이란다. 우린 메시야나 수퍼히어로가 아니거든. 대신 거절할 때 예의 있게 표현하는 기술을 연습해야겠지.


 꼭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예의 있게 할 필요가 있단다. 그게 누구이든 말이야.  네가 거절할 수밖에 없는 솔직한 이유와 네 미안한 마음을 함께 표현하면 더 좋겠지. 그리고 네 한도 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조건도 함께 덧붙이면 좋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우리의 모든 상황이 꼭 " Yes" 아니면 " No"로 정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 때론 함께 조율해 보면 둘 다 윈윈 (win-win)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단다. 그런 유연성을 발휘하면 좋겠지. 만약 가족이 이사를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날은 도무지 여건이 안된다면, 이사는 도와주지 못하지만 대신 미리 집 청소를 해준다던가 아니면 이사 후에 짐 정리를 도와주겠다고는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결정의  주도권은 너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래. 때론 어떤 인간관계는 너에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거절을 넘어 끊어야 할 때도 있고,  어떤 나쁜 유혹이나 범죄의 손길은 반드시 차단해야 하는 있거든. 네가 안락하게 쉴 수 있는 집이 되려면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집을 만들어야겠지. 그러기 위해선 너의 집에 어떤 가구를 놓고, 어떤 그릇을 쓰며, 창문은 언제 열어두고, 누구를 초대할지는 너에게 달려있다는 것이야.


그 결정은 너를 정말 사랑하는 이 엄마라도, 너의  가장 친한 친구라도 그 누구도 되어선 안된다는 것이야.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네가 누구와 연결되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너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래.  물론 처음엔 거절하는 것이 많이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시작이 어렵지 하다 보면 괜찮아진단다. 그렇게 네가 원하는 주도적인 삶을 살 때 사람은 행복해 지니까. 그러니 그 누구도 네 삶의 주인이 되게 내버려 두지 않길 바란다. 그렇게 네 삶을 너 답게 충만하게 살길 엄마는 항상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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