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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Oct 07. 2022

나만 몰랐던 아침 풍경

잃어버린 아침을 찾아서

 3년째 오후 근무하는 팀에 있다 보니 오전에는 집 밖에 나올 일이 거의 없다. 대단히 아침형 인간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아침이 없어졌다고 해야 하나. 자연스럽게 해가 중천에 떠야 바깥 활동이 가능한 사람이 되었다.     

 이런 내가 10월에 작고 귀여운(?) 도전을 하나 하고 있다. 한 달 동안 회사 근처에서 3시간짜리 강의를 듣고 바로 출근하기 위해 집에서 8시에 나온다. 이제 첫 주가 끝났는데 소회를 한 줄로 요약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첫날은 집 밖에 나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나는 현관문이 잘 안 닫혀서 귀여운 우리 집에 도둑이 들면 어쩌나 하는 이상한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문을 닫고도 한참 쳐다보는 습관이 있는데 그날도 그러고 있으니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안 타실 거예요~?"

 뒤를 돌아보니 10명 넘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나 포함 4명 이상 탄 걸 본 적이 없어서 잠시 어리둥절했다.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기차에서 끼이고 전철에서 끼이고 끼이다 끼이다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끼이는 날이 올 줄이야.     


 사흘째 되니 약간 정신이 들었다. 몇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아침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집 근처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데 가방 메고 학교 가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참 귀여웠다. 손 꼭 잡고 걷는 자매를 보면서 나도 어렸을 때 동생이랑 학교 갈 때 손을 잡았었나,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상가 근처 핼러윈 장식을 해놓은 곳 앞에는 10살쯤 돼 보이는 어린이 세 명이 서 있었다. 학교 안 가고 뭐 하나 걸음을 늦추면서 지켜보니 한 명이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있었다. 

 "얼른 가서 서 봐."

 "여기 나오게 찍어야 해."

 "알았어. 찍는다? 하나, 둘~"

 요즘 어린이들은 다들 휴대전화가 있으니까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 감탄하고 있자니 어쩐지 원시인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 일찍 나와서 돌아다니다 집에 들어가면 10시부터 졸리다. 맥을 못 추는 나를 보고 7시 반에 출근하는 남편이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겠지? 지금 네가 얼마나 좋은 회사에 다니는지 알겠지?" 

 "응... 모르겠는데 알겠어."

 드디어 금요일이다. 주말은 늘 반갑지만 이번 주는 한 38배 정도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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