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부부 후기1

진정 나라를 구하였는가

by 초롱

각자 살고 있던 집의 계약 문제 때문에 결혼하고도 한동안 남편과 따로 지냈다. 나는 여러 기혼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작가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요."

"지금 표정 약간 나라 잃은 백성 같아요, 피디님."

"살아봐요."


반지가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었다. 평일에 소처럼 일하면서 주말을 기다리는 건 연애할 때나 결혼하고 나서나 똑같았다. 군인 남편을 만나 주말 부부 경험이 풍부한 동무는 해탈한 얼굴로 말했다.

"주말 부부는 아직 결혼한 게 아니지. 암암, 그렇고말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남편과 떨어져 있는 친구 부부와 저녁을 먹었다. 술잔을 여러 번 부딪치다 우리의 공통점이 상에 올랐다.

"같이 살다가 옆에 없으면 허전하지 않아요?"

본의 아니게 오빠의 서러움에 불을 붙였다.

"사람들이 다 부럽다 그러는데 대체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어. 이건 진짜…."

"안 해봐서 그런 것 같아요. 막상 해보면 아닐 텐데."

옆에서 남편이 거들었다.


짧은 코스의 달리기였다. 기한이 정해져 있었고 심지어 그리 길지도 않았는데 주말 부부는 쉽지 않았다. 10년 넘게 연애하면서 남자친구와는 따로 잘만 살았는데 결혼이라는 선을 넘고 나니 남편이 옆에 없는 게 자주 서운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말 걸 그랬어요.


사진 출처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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