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부부 후기 2
남편이 남자친구이던 시절,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어디서 봤는데 결혼은 여자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자기 집에 안 가는 거래."
그게 뭐냐며 깔깔 웃었는데 정말이었다.
길고 긴 결혼 준비 과정을 브런치에 기록하면서 신혼집 이야기가 없었던 이유는 실제로 집을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낙 큰일이다 보니 많이들 싸운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싸울 시간이 없었다. 난생처음 부동산을 끼고 전셋집을 계약하는 대형 이벤트를 일주일 만에 해치워야 했기에. 그리고 새집에서의 첫날 밤.
남편은 공휴일이지만 출근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피식 웃고 말았다. 남편과 집 사이의 어색한 공기가 여기저기 고여 있어서.
"아까는 너무 이상한 거야."
"뭐가?"
"그냥... 네가 오니까 사람 사는 집 같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 상자를 열어놓고 거실에 앉았다. 남편도 나도 그동안 TV 없는 집에 살았는데 새집에는 크기도 큼지막한 그것이 떡하니 걸려 있었다. 우리는 그 옛날 바보상자를 처음 본 어린이들처럼 넋 놓고 TV를 바라보았다.
"우와, 티비엔도 나와."
"엄청 신기하다."
아직 침대가 들어오지 않은 방에 보일러를 씨게 틀고 나란히 누웠다. 나는 전에 남편이 했던 말이 생각나 가만히 물었다.
"여보... 왜 집에 안 가?"
"응? 집 계약 내 이름으로 했는데?"
"아, 그러네."
이불을 잡아당기며 낄낄거렸다. 드디어 '우리' 집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도 남편이 있다는 사실에 얼떨떨해하며 스르르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