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요즘
회사에 있을 때는 남편도 나도 전화를 잘 안 한다. 출퇴근 시간은 알지만 근무 중 언제 바쁘고 한가한지까지는 모르니 정 연락을 하려면 메시지를 보낸다. 그런데 어제 오후 막 원고를 넘겼을 때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쩐 일이세용."
"통화 괜찮아?"
"응, 왜?"
"... 음..."
이렇게 뜸 들이는 건 나나 하는 짓인데 무슨 일이지. 불안을 눈치챈 남편이 말을 이었다.
"오늘 집에 오지 말고 엄마 집에 가서 자."
"... 왜?"
남편 사무실에 코로나 의심 증상자가 나왔다고 했다. 조퇴하고 검사를 받았다는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나도 잠깐 같이 얘기 했거든. 마스크는 하고 있었는데 혹시 모르니까 오늘만."
내가 일하는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 남편 직장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집단 감염이 터졌을 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내일 당장 코로나에 걸려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와있을지도 모른다고.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남편의 애플 펜슬을 잃어버렸다. 버리지는 않았을 거라며 1년을 찾았는데 결국 포기하고 퇴근길에 큰마음 먹고 샀다.
"나 연필도 샀어. 이거 줘야 하니까 집에 갈래."
"응, 안 돼. 너 기저 질환도 있잖아. 안 돼."
몇 번 폐렴을 앓고 천식약을 먹었던 내 과거까지 소환하며 철벽을 쳐서 물러서고 말았다. 가족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 남편의 마음을 끝까지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
잠이 안 와서 영상 통화를 걸었다. 남편은 도라에몽 베개를 베고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안녕! 혼자 있으니까 좋으니!"
"에이, 그럴 리가."
당장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남편을 휴대 전화로 마주한 느낌은 생경했다. 코로나로 이미 너무나 달라진 일상을 살고 있는데 그 끝은 어디인 걸까. 별로 알고 싶지 않으니 이제 그만, 제발 그만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