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떠나요 둘이서

어디로? 프랑스로!

by 초롱

예식장을 예약하고 별일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도 했고 다시 똘이가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예비 신랑, 예비 신부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달았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러던 중 우리에게 할 일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신혼여행 예약이었다. 한 번도 해외에 가본 적 없었던 똘이는 막연하게 유럽을 원했고 고민 끝에 고른 곳은 프랑스였다. 둘 다 대학 다닐 때도 안 가본 배낭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주위에 물어보니 여행사에 얘기하면 항공권부터 숙박까지 예약해주고 얼마간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고 했다. 굳이 가보지 않아도 짐작이 되는 꽃길과 비포장도로 앞에서 우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거친 길을 선택했다. 기왕이면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기로. (그때의 우리들이여 왜 그랬나요)


유럽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예약 전쟁이 시작됐다. 마침 연휴를 앞두고 있었고 이 기간 안에는 꼭 항공권과 호텔을 정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예약 사이트를 드나들며 얼굴은 알 수 없지만 고마운 누군가의 후기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며칠 뒤 카페에 노트북을 펼쳐놓고 마주 앉았다.

"오늘은 해야 해. 무조건!"

비행기를 갈아 타본 적 없는 우리에게 직항과 경유 중 답은 정해져 있었다. 정말 올지 알 수 없는 결혼식의 다음 날, 이름부터 프랑스 냄새가 나는 샤를드골 공항으로 날아가기로 했다. 예식장 계약의 상처가 다 아물지도 않은 카드에 또 한 번 구멍이 뚫렸다.


다음은 숙소. 선택지가 너무나 많아 모래사장에서 제일 예쁜 모래알을 찾는 기분이었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후기를 보고 그 호텔을 다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미 프랑스에 다녀온 것 같았다. 결정을 잘 못 하는 똘이와 끈기 없는 나는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결국 예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마음의 짐으로 묵혀두고 있던 어느 날, 그것은 우연히 내 가슴에 불을 지폈다.

"똘아, 뭐해애?"

"테레비 봐."

"맨날 바쁘다더니? 그럴 시간이? 있는 거였어? 호텔 예약은 어? 아직도 어? 안 했는데엨?"

방화범 이는 재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내가 보낸 리스트를 정독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는데 예약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결혼 준비는 선택과 선택, 그리고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대단히 나은 선택도 그렇다고 크게 실패한 선택도 없다. 그저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고, 최선이었다고 믿는 마음이 중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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