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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Jul 09. 2020

브런치랑 블로그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싸우긴 왜 싸워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쓴 게 지난해 10월이었으니까 벌써 1년이 가까워져 온다. 몇몇 SNS에 계정을 갖고 있지만 흔적을 남기는 곳은 브런치 하나밖에 없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타인에게 보여주는 글에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고 브런치에 쓴다?).


 손이 닿는 곳-이를테면 다이어리나 휴대폰 앱-에 일기를 쓰고 아무 생각을 적기도 하지만 좀 더 규칙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먼저 찾은 곳은 블로그였다. 내 취향의 스킨으로 꾸미고 덜 오글거리는 제목, 폴더명도 정했다. 주로 서평이나 일기라기엔 길고 에세이라고 하긴 부족한 글을 썼다. 조회 수는 0에 수렴했다. 

 보통 블로그 검색은 맛집, 상품 후기를 찾을 때 쓴다. 실제로 블로그는 사진 편집 기능이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는데 그걸 제대로 활용해본 적이 없다. 서른 개 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사진은 두 장 정도 넣었던 것 같다. 누구 보라고 쓰는 게 아니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누가 안 봐서 재미없는 모순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블로그를 방치해놓고 있던 차에 브런치를 통해 출간된 에세이를 읽게 됐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서서히 잊혀가던 결혼 전후의 기억을 붙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출판 프로젝트에 내고 나니 뭔가 더 쓰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됐다. 시험 삼아 블로그에 올려놨던 글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브런치에 올렸다. 결과는 좀 예상 밖이었다.


자랑 1


 블로그에 올렸을 때는 조회 수가 한자리였는데 약 3,500배 많은 사람이 읽었다. 너무 자랑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조회 수는 나만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는데 이후 올린 글이 많이 읽히지 않을 때도 있었기 때문. 조회 수는 나 혼자 소중히 간직하는 게 좋겠다. 


(이런 기회가 또 없을 것 같아서) 자랑 2

 

 브런치와 블로그, 뭐가 더 나은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나한테는 브런치가 더 맞는 것 같다. 여기는 글을 읽고 쓰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이렇게 건조하게 끄적여도 읽어주는 분이 있는 것 아닐까. 

 가만히 있었으면 오래전에 흩어졌을 추억들이 브런치 덕분에 기록으로 남았다. 간간이 달리는 하트♥는 '다음 주엔 뭘 써볼까' 고민하게 만드는 소중한 동력이 된다. 브런치든 블로그든 무언가를 쓰는 게 중요하겠죠. (갑자기 광고) 혹시 지금 고민 중이라면?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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