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식구가 생겼다.
달이가 오고 나서 몇 달쯤 지났을까. 회사에 출퇴근 시간만 3시간이어서 평일에는 달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길었다. 펫캠을 설치해 놓고 (구름이 때부터) 틈날 때 보고 있자면 항상 중문 앞에서 엎드려 나만 기다리고 있는 달이. 안쓰럽고 미안했다. 어떻게 하면 달이가 좀 덜 외롭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구조단체 어독스에 또 다른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너무 작은 '이도'라는 친구였는데, 한쪽 눈이 선천적으로 작게 태어나는 '소안증'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는 3개월령 말티푸 아이였다. 인간들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번식장에서 태어난 아이는 상품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동물 병원에 버려졌다고 했다. 그 아이를 어독스에서 구조한 것. 보자마자 '데려오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라 내가 잘 돌봐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한참의 시간을 망설였다. 혹시 더 아프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또, 달이와의 합사도. 다견 가정이 되는 건 처음이었던 것도.
정말 너무너무 작고 예쁜 아이. 한참의 고민 끝에 내가 입양 자격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문의라도 해보자 하고 결심을 내렸다. 달이 때보다 더 심층적으로 인터뷰가 진행이 되었고, 모니터링도 달이 보다 더 자주 많이 하게 될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건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고, 수의사 친구가 있었기에 믿는 구석도 있었다.
결국, '이도'는 우리 가족이 되었다. 나는 비록 한쪽 눈이 보이지 않지만 (친구의 진단으로 한쪽 눈 시력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더 반짝이는 견생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름을 '반짝이'로 지어주었다. 우리 집에 온 지 다섯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반짝이는 너무너무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달이 와도 가끔은 장난인지 싸우는 건지 으르렁거리긴 하지만.
그렇게 내가 없는 동안 반짝이는 달이에게 의지하고 달이는 반짝이에게 의지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입양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가 '우리는 단순히 강아지를 입양한다고 생각하지만, 강아지에겐 온전히 새로운 세상을 얻는 것과 같다'라는 맥락의 글이었다. 물론, 강아지도 그렇겠지만 나는 내가 이 두 아이들에게서 얻는 행복이 더 크다고도 생각한다. 이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 세상에 있을까.
많은 아픈 이별 뒤에 이 두 친구들이 든든하게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 물론, 언젠가 또 이별이 찾아오겠지만 그전까지 우리는 행복할 거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