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단어 중 하나가 아닐까.
나는 참 '사람'을 좋아한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하는 거겠지. 어렸을 때는 줄곧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또래에게서는 배울 수 없는 먼저 삶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그래서인지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대개 서툰 나를 보여줬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모임에서 제일 연장자가 되어 있다거나 그 부류에 섞여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면서부터는 꼭 연장자에게서만 배울 것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나에게 '관계'는 항상 어려운 숙제 같은 존재였다. 나는 눈치가 꽤나 빠른 편이다. 유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모님도 그러셨다. 중요한 건 눈치가 빠르다는 게 꼭 장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였다. 내가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고서 상대의 표정 변화를 항상 주시하고 그 기분을 살폈다. 그게 어느 순간부터는 나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내가 한 말이 기분이 나빴나?', '내 행동이 기분이 나빴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바로 하게 되면서 점차 마음의 병이 들었던 것 같다. 아마 그때는 내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기를 원했던 것 같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반복적으로 켜켜이 경험이라는 것들이 쌓여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나를 잃어버리게 되니 관계마저 무너지기 시작한 걸 깨닫고 나서였던 것 같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힘든 일을 겪은 후에 알아서 주변 관계가 정리되어 있었으며 한 참 여기저기 몸이 닳도록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 때의 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사람들은 어느새 1000여 명에서 고작 100명 남짓이 되어 있었다.
그 사람들을 잃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 내 실수로 잃은 사람도 혹은 나를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다 각자 사정이 있었을 거고 서로가 맞지 않는 관계였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옳고 그들이 틀린 것도, 그들이 옳고 내가 틀린 것도 아닌 것이 '관계' 아닐까.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된 나는 아직도 '관계'가 어렵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사람'이 좋다.
메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