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출퇴근이 자유로운 직장에 다니면서
(그리고 그 중 1년은 백수 겸 프리랜서로 있으면서) 8시 이전에 일어난 일은 별로 없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한 재택 이후엔 9시 반까지 늘어지게 잠을 자는 일도 허다했고.
그러던 내가 이제 7시면 눈을 떠서 회사 갈 준비를 1시간만에 마치고 집을 나선다. 새 회사는 9시 반까지 출근. 나는 선택근무제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내가 아는 시간까지는 회사에 간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아침마당 방송을 그만두고 난 다음날 아침 9시에 일어난 자신을 보고 '출근형 인간' 이라고 칭했다던데, 나도 상황은 반대지만 비슷하게는 나를 그렇게 칭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러시아워의 감각이었다. 밀고, 또 밀고 들어가면 내가 서있을 공간만큼은 기가 막히게 생기는 지하철 안. 어딘가에 실려가는 짐짝이 된 기분으로 생각을 비우고 오랜만에 읽고싶던 전자책을 켜서 읽었다.
사실 지난 2년간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재택을 안하고 싶었지만, 지금 회사 방침은 무조건 90% 이상이 재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집을 나서 회사에 가려는 나의 발걸음이 언젠간 멈출 수도 있다. 사실 회사 자리는 매번 예약을 해야 돼서 사물함 말고는 고정된 내 자리도 없는데... 그래도 새로운 곳에 왔다는 설렘. 하루가 빈틈없이 바쁘게 흘러간다는 꽉 채워진 감각이 나를 사무실로 향하게 한다.
오늘은 이곳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삶에서 꿈꾸고 있는지에 대해 나누었다. 나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기가 막힌 순간이 매일 있더라도, 내가 이 시간, 이 공간에 서 있는 이유를 계속해서 찾아 나가는 것 자체가 아름다움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