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뉴욕 지하철 정보를 찾아보다가, 5-6년 전쯤 뉴욕에 갔을 때 맨날 타고 다녔던 지하철 7호선 열차가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제 열차라는 걸 알게 되었다. (캐나다 봉바르디에 제도 있긴 하지만) 내가 아는 선에서는 한국 지하철 역사에서 이 두 회사의 열차나 소자를 쓴 적은 없기 때문에 구동음이 어떨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세상에 너무 좋은거다! 굉장히 얇은데, 낮은 C에서 높은 C까지 올라가는 속도가 엄청났다. 중후한 한국 지하철 구동음의 멋과는 또 달랐다.
구동음이란 보통 지하철이 문 닫고 출발할 때와 역에 도착하며 제동을 걸 때 나는 소리들을 얘기한다. 보통 지하철 구동음은 열차를 굴러가게 하는 모터(전동기)를 어떤 방식으로 제어하는 인버터(추진제어장치)가 달려 있느냐에 따라 다른데... (나는 전기공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정말 내가 이해한 대로만 설명하겠다 ㅠㅠ) 한국 지하철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호선별로 다르고, 같은 호선 안에서도 열차의 종류에 따라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전류 제어 방식이 전류를 잘게 썰어 변환하는 방식인 '쵸퍼제어(현재까지 남은 열차는 2, 3호선에 있음)' 인 경우엔 열차 구동음이 크게 나지 않는다. 보통 한 음으로 동일하게 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3호선 GEC 쵸퍼는 출발할 때 C# or D음이 계속 난다. (개조 여부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음) 한번 들어보시라.
요즘 새로 나오는 지하철 전동차는 거의 IGBT-VVVF 추진제어장치를 쓰고, 부품 수급 때문에 데인 경험 때문인지 우진산전이나 다원시스 인버터를 쓴다. 맨 위에서 이야기한 뉴욕 지하철 전동차(가와사키 중공업의 R142a)도 사실 IGBT-VVVF 방식이다. IGBT는 다른 인버터 방식에 비해 구동음이 얇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게 특징이랄까...
오늘은 긴 글을 쓸 엄두가 안 나서 국내와 전세계 철덕 분들이 올려주신 음원 링크를 실컷 걸 수 있는 지하철 구동음 얘기를 짧게나마 써봤다. 1호선 초저항/중저항 (내구연한이 다 되어 더 이상 다니지 않음. 예전 빨간색 1호선 열차를 본 적 있다면 그게 바로 저항제어 열차!) 이야기도 같이 써볼까 했는데 저항제어 열차들은 구동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편이라(내가 막귀일지도 모른다) 생략했다.
지하철이야 수도권 사람이라면 거의 맨날 타다시피 하는 거라 더 낯설것도, 더 익숙할 것도 없겠지만 '소리' 의 문제로 접근하면 좀 더 익숙한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같은 호선 안에서도 어떤 인버터를 쓰는 열차냐에 따라 각각 내는 소리가 다 다르고, 같은 인버터 방식에서도 어느 회사의 소자를 쓰는지에 따라 또 음 높이와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도 소리 듣고 어느 열차인지 다 맞출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떤 방식이지? 어느 회사꺼지? 하고 잠깐 유추해보는 순간이 작은 즐거움이어서,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도 알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