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성장서사

왜 사놓고 안 읽니!

본격 셀프 독서장려 리스트 04.13

by 치슬로

사실 난 책을 '사는게' 취미다. 읽는 것도 한때 취미였으나 정말 꽂힐 때만 열심히 읽는다. 어디선가 이동진 평론가였나, 배민 김봉진 의장이 "일단 책 사는 것에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라. 사놓으면 언젠간 읽는다. " 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사놓고 몇장 붙들기만 한 책들이 최근 너무 많아진 것 같아서 각성하자는 의미로 리스트를 작성해 본다.


(사실 오늘은 주말에 본 영화 <국경의 왕> 이나 오늘 들은 캄보디아 록 & 신중현 사단의 숨은 보컬 김정미에 대해 쓸까 했는데... 너무 자료를 많이 찾아야 해서 좀 에너지 많을 때로 미룬다... ㅜㅜ)




1. <걷기의 인문학> - 리베카 솔닛



친구 H가 중국에서 공부를 할 때 본인도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내 생일이라고 보내줬던 책이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이었다. 사회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리베카 솔닛은 '맨스플레인' 이란 말의 주창자로도 유명한데, 개인적 삶의 순간과 사회 현상들을 어쩜 그렇게 절묘하게 엮은 통찰을 보여주는지 늘 감탄하곤 했다. (하긴, 개인적인 것이 곧 사회적이라고도 하지 않나!) 이 책도 '걷기' 라는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해서 이 행위가 사회에서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를 아주 다각적으로 펼쳐둔 책이다. 근데 걷기의 인문학은 두꺼워서 그런가 늘 첫 10페이지만 읽고는 안 읽었다 ㅠㅠ 얼른 읽어야지 ...



2. <악마의 시> - 살만 루시디



1988년 출간된 작품으로, 출간되자마자 이슬람교에서 신성모독이란 죄목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에 휘말린 작품이다. 왜냐하면 '악마의 시' 라는 것이 결국 코란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종교와 광신도, 무함마드와 그 열두 아내에 대해 꽤나 부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저자인 살만 루시디에게 걸린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현상금과 이 작품과 그 주변에 가해진 협박, 살해에 대한 내용을 아래에 인용해본다. 워낙 길고 복잡해서 소설보다도 훨씬 더 소설같고 아득하다. (아래엔 안 나왔지만 <악마의 시> 영어판을 낸 penguin books 도 불의의 습격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원리주의인 이슬람계의 격분을 촉발, 파키스탄을 선두로 한 이슬람 여러 나라들은 즉각 발간중지를 촉구하였고, 많은 나라들도 이 소설의 판매 및 번역금지 등을 표면화하였다.
...(중략)...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이 소설을 금서로 지정하였으며, 이 소설과 관련해서는 루시디 지지 사설을 실었던 뉴욕의 한 신문사가 폭발하고, 일본인 번역자 살해 및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번역가가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루시디는 <악마의 시> 출판 이듬해인 1989년 당시 이란의 이슬람 최고 지도자인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 1902~1989)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호메이니는 그의 암살에 대해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하였다. 이 사건으로 영국은 이란과 단교하고 루시디는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오랜 세월 동안 피신을 다녔으며, 1998년 호메이니가 사망한 후 1998년에서야 사면을 받을 수 있었다.

...(중략)...
하지만 루시디에 대한 이슬람 강경주의자들로부터의 살해위협은 계속되고 있으며, 2012년 9월 이란의 한 종교단체가 그에 대한 현상금을 50만 달러 올린다고 발표함으로써 현재 루시디의 암살에 걸린 현상금은 총 330만 달러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살만 루시디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위 이야기를 접하고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가 싶어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사람의 기와 혼을 전부 빨아가는 엄청난 흡입력의 작품이었다. <백년 동안의 고독> 보다 한 세배쯤 기를 더 빨렸던 것 같다. 작품 속 상징과 은유의 양이 굉장히 방대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읽을 수 있다. 꽤 체력과 정신력 소모가 큰 작품이라 아직도 다 못 읽었다. 날을 잡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다.




3. <피로사회> - 한병철/<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피로사회>는 위 책들에 비하면 훠어어얼씬 얇고 가벼운 책인데 왜 손을 못 댈까? 그건 아마 철학책이 부담시러워서...? 제목부터 힘들어서? 사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 작년에 건대 index에서 사놓고 읽지를 못했다. 아마 이 책들 샀던 때가 첫 직장을 그만두고 심난함에 휩싸여 있을 때인데, 삶은 왜 이리 고통스러울까? 를 좀 탐구해 보려고 그랬던 것 같다.


그 당시 1번 책을 선물해 준 H에게 이 책들 이야기를 하니까 아연실색을 하면서 제발 그런 건 지금 읽지 말고, 빨리 어딜 좀 다녀오라고 강력하게 말해줘서 1주일동안 혼자 하와이로 훌쩍 떠났다 온 기억이 있다. 여튼 그 이후로 1년이 지났는데, 이젠 읽어볼 때도 되지 않았나? 같이 읽을 모임 같은게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으.. 사실 이것 말고도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엄청 많은데, 미루고 미루던 책들만 해도 벌써 이 정도다.

또 안 읽은 목록이 이제야 막 생각이 나는데... 아무튼 다음주엔 이 책 중 하나에 대한 서평을 꼭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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