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철학을 통해 바라본 결핍과 가능성
한 아이가 있다.
부모는 그 아이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사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아이는 넘어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한번도 페달을 밟아본 적 없는 다리는
균형을 잡는 법을 알지 못했고,
속도를 내며 바람을 가르는 기쁨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깨닫는다.
어떤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를 얼마나 다른 길로 이끌었는지를.
니체는 말했다.
"사람의 기질은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하지 못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흔히 삶을,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어린 시절 배운 것, 부모가 들려준 이야기,
학교에서 익힌 지식, 여행을 통해 넓어진 시야.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들었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는
어쩌면 하지 못한 경험들이 더 깊이 개입했을지도 모른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기에 음악에 대한 갈증이 남았고,
사랑받지 못한 기억이 있기에 누군가를 더 깊이 안아줄 수 있었다.
떠나지 못한 아쉬움이,
도전하지 못한 후회가,
그 모든 ‘못한 것들’이 나를 만들어왔다.
결핍이 만들어내는 가능성
우리는 때때로 ‘하지 못한 경험’에 대해 후회한다.
"그때 용기 내볼 걸."
"좀 더 열심히 해볼 걸."
"조금만 더 버텨볼 걸.
하지만 니체는 묻는다.
그렇다면 그 결핍이 너를 어디로 데려갔느냐고.
어쩌면 하지 못했기에
다른 길을 발견한 것은 아닐까?
넘어져보지 않았기에
더 조심스러운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외로웠기에
누군가의 손을 더 세게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삶을 되돌아보면,
‘채워진 것’보다 ‘비워진 것’이 더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는다.
무언가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
내게 준 무언의 가르침이 있다.
그러니 이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원망하는 대신,
그것이 만들어준 새로운 가능성을 들여다보려 한다.
결국,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은
채움이 아니라 결핍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당신은 무엇을 경험하지 못했나요?
그리고 그 결핍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