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서 3년이란?
아무리 나의 지난 육아의 시간이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내가 몸으로 체득한 육아의 참 모습은 나의 뼛속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보다 자신 있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다.
엄마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집중 육아의 시간이 만 3년 정도면 끝이 난다는 사실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나에게도 끝이 보이지 않던 연년생 육아의 길고 길었던 그 시간이 둘째가 만 세 돌이 지나는 순간, 조금씩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강도로 가벼워지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세 돌이 지나면 아이와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눈에 보이는 활동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아이와 먼 거리를 여행할 수도 있다. 예전처럼 아이의 몸집보다 짐의 부피가 더 크던 시기도 지났고, 여느 음식점에 들어가서 공기밥과 밑반찬만으로도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난이도가 점점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딸은 엄마의 감정을 뿌리까지 읽을 줄 알게 된다. 난 이 점이 특히 놀라웠다. 한 살 위 오빠는 그저 배부르고 등 따시고 놀잇감만 있으면 룰루랄라 기분이 좋은데, 한 살 아래 딸은 감정이 참으로 섬세하고 놀라우리만치 속이 깊었다.
이게 아들과 딸의 차이일까? 그렇게 세 돌이 지난 둘째는 어떨 땐 오빠보다 더 보드랍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하고, 사랑의 표현으로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렇게 내가 오롯이 쏟아부었던 지난 6년으로 두 아이는 엄마인 내가 인생의 길을 가다 지쳐 쓰러져있거나, 보이지 않게 울고 있을 때 나를 이끌어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로부터 조금씩 치유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