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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올렛 Jan 03. 2023

인생의 가장 낮은 지점을 지나는 중

온종일 신경이 곤두서있다. 예민한 촉이 몸 전체에서 활동한다. 아주 작은 소리, 작은 움직임도 감지한다. 신경이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있다.


고슴도치의 온몸에 가시가 잔뜩 돋아서 외부의 물체를 찔러대는 것과는 반대로, 내가 입은 옷은 가시가 안으로 돋아있어서 숨을 쉴 때마다 작은 움직임을 만들 때마다 내 몸을 찌른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역시나 아무 글도 쓰고 싶지 않다. 어떤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떤 일도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밤에 이불속으로 들어갈 때만이 소라게가 소라껍질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안전하게 느껴진다. 이불 밖으로 나오는 아침부터 나는 온몸을 떤다. 반 년만에 완전히 망가졌다.


A와 B중에서 어느 것도 선택하기가 어렵다. 그 둘 중간에 끼어서 그냥 하루 하루 아무 사고도 일으키지 않고 사는 중이다.


비참함, 무력감, 우울감, 열등감 같은 단어들에 치여산다.


오늘 쓸 수 있는 글은 여기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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