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 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느낀 나의 한계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체력의 한계와 인내심의 한계. 이런 내가, 꿈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체력과 인내심이 바닥나지 않으려면, 나만의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꿈 지도’다.
나는 원래 내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획 세우기를 참 좋아한다. 나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좋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해보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가 이루고 싶은 꿈의 목적지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열망만 가득한 채,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것이 막막했다.
이때 도움을 받은 책이 강규형 대표의 “성과를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이다. 까만 밤, 나는 이 책에 형광펜을 칠하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 내가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만들어진 내 인생의 사명 선언문이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나누어, 삶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 하겠습니다.” (사명)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나를 갈고 닦아, 나의 발걸음 자체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비전)
“자신을 경영하는 사람(글, 그림, 독서, 외국어, 숲), 힘이 되는 아내,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가진 것을 사회에 나누는 사람” (가치)
사명 선언문을 작성하고 나니, 내 꿈의 최종 목적지가 그려진 느낌이다. 이젠 내 인생 전체를 10년 단위로 쪼개서 그 꿈을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나갈지를 그리는 인생 목표를 그려보았다. 이렇게 10년 단위로 그려진 내 인생 목표는 다시, 1년, 한 달, 한 주, 하루로 잘게 나누어져서 차곡차곡 그려진다. 까만 밤 이렇게 내 인생을 최종 목적지부터 역순으로 잘게 나누어보았더니, 지금 이 순간 내가 뭘 해야 할지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럼, 나만의 꿈을 이루는 꿈 지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내 손으로 직접 내 꿈을 그려보고 설명을 덧붙여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나눈 인생의 계획표도 의미 있지만, 한눈에 들어오게 만든 나만의 ‘꿈 지도’ 또한 나에겐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 굳게 믿는다.
주부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증의 집안일 중 두 개를 꼽으라면, 설거지와 빨래를 꼽을 수 있겠다. 깔끔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이 두 가지의 집안일을 할 때 나는 언제나 TED와 함께한다.
TED는 Technology, Education, Design의 약자로써 세상에 소개할만한 가치가 있는 강연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유하는 비영리 재단을 일컫는다. 나는 TED에서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새로운 사고방식과 실패사례를 통해서 깨달은 삶의 지혜를 편안하게 받아먹는 기분이다. 설거지할 때도 싱크대 한쪽에 핸드폰을 켜고, TED 강연을 듣는다. 빨래를 널거나 갤 때도 나의 핸드폰에는 늘 강연이 흘러나온다.
항상 새로운 강연을 듣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영상이 순서대로 올라와 있어서, 그중에서 관심 있는 것을 듣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강의를 찾아서 듣기도 한다. 그 중, 내 마음을 움직인 강의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2년 전 처음 접한 세계은행 김용 총재의 강연을 꼽을 수 있겠다.
나는 그 강연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하루에 한 번만 들었다고 가정을 해봐도, 최소한 500번 정도 들었다. 그런데 하루 중 내가 설거지를 할 때는 최소한 하루 2번에, 빨래를 널거나 개는 것도 하루에 최소한 1번은 했기에, 아마 김용 총재님을 목소리로 만난 것은 지난 2년간 1000번은 되겠다. 그렇게 좋아하는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으며 나는 어느새 화자를 닮아가고, 화자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의학과 인류학으로 세계 오지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김 총재의 인생길을 지켜보며, 그가 가진 인류에 대한 사랑과 자신이 가진 재능을 실제로 나누는 삶의 모습이 금융 분야 경력이 없는 그를 세계은행 총재의 자리로 이끌었다고 생각하며, 나도 나의 미래와 꿈에 대해 그 가능성을 활짝 열고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TED를 통해서 내 꿈의 씨앗을 심어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