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리지도 않았는데 4백만 원을 도용당했다

아부다비에서 경험한 아찔한 카드 도용사고

by 아랍 애미 라이프




















































































작년부터 한인 커뮤니티에서 카드 도용 사고에 관한 흉흉한 경험담이 돌기 시작했다. 도용범들은 해당 카드가 도용이 가능한지 실험을 시작하는 용도로 1달러씩 소액을 결제해 보다가 카드 주인이 도용 신고를 하지 않음을 감지하면 큰 금액을 결제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소액의 금액이 자주 결제가 되었다면 바로 카드 사용을 중지시키고 도용신고를 하라는 안내였다.


이 덕분에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빠른 속도로 카드 사용 중지를 해보는 연습과 카드 도용신고 연락처를 미리 숙지해두고 있었다. 외국에서는 작은 사고라도 막상 닥치면 눈앞이 캄캄해지기 마련이니 이러한 연습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내가 당한 카드 도용사고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소액 결제 시도 없이 한 방에 4백만 원이라는 금액이 결제되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었다.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잠도 못 자고 없던 천식이 도져서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속 없는 남편은 '에르메스에서 가방하나 샀다고 생각해.'라고 토닥였다. 나는 에르메스에는 4백만 원짜리 가방은 있지도 않다고 그를 째려보았다.


타국에서 경찰서를 드나들 일이 생기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인데 감사하게도 아부다비 경찰서는 친절한 편이었다. 교통 벌금을 내러 갔던 교통국에서 긴 줄 뒤에 서있을 때 여성이라고 먼저 와서 업무를 처리하라고 안내해주기까지 했었다. 한국에서는 UAE 하면 어딘가 꽉 막히고 여성을 억압하는 듯한 인상이 강했는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 여성과 아이를 우대해 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타국가 살이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스윗한 아부다비 경찰의 멘트에 그간의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


경찰서의 안내에 따르면 OTP를 건네주었는지의 여부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최근 은행이나 병원 등의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OTP를 물어봐서 돈을 빠져나가게 하는 사고가 많으니 특히 이 부분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해야 한다며 링크를 보내주고 당장 하지 않으면 계좌가 동결된다는 식의 사기도 많으니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카드 결제 시에는 반드시 내 눈앞에서 결제를 하도록 해야 한다. 두바이 주유소에서 결제를 위해 건네준 카드를 가져가 주인 몰래 복제를 했던 사고가 있었다고 하니 이 부분도 명심해야 하겠다.


카드와 인터넷 뱅킹이 발전된 만큼 이를 통한 금융 범죄가 들끓고 있으니 이게 편리한 건지 아닌 건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오늘도 내 정보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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