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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랍 애미 라이프 Feb 08. 2024

프롤로그 : 아랍에서는 학교 급식으로 뭐가 나오나요?



"아랍에서는 학교 급식으로 뭐가 나오나요?"


아랍의 삶을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받은 첫 질문이었다. 나 또한 아부다비에 오기 전에는 아랍 여자들이 전부 까만 히잡을 두르고 다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상상 속의 이 세계는 폐쇄적이며 우리와는 다른 형태일 거라 마음대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간의 고정관념은 산산이 부서졌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이던 시기에 도착한 아부다비 공항에서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것은 코로나 테스트였다. 그들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외출은 2주 후, 다음 코로나 테스트를 위한 병원 방문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왕정국가라고 하더니 역시 빡세네...'

라고 생각하며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2주간의 감금생활이 시작되었다.


낮게 가라앉은 희뿌연 모래 먼지에 둘러싸인 도시의 풍광을 밤낮으로 바라보며 보냈다. 창문 밖으로 보는 모습이 질려갈 때즈음 두 번째 테스트 방문일이 다가왔다. 코로나 테스트가 반가운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복잡한 시내로 들어서자 드디어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시커멓거나 새하얀 옷들을 입은 사람들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옷 색깔은 알록달록 그 자체였다.


병원의 대기실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 작은 공간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다양함에 눈을 뗄 수 없었다.


AI로 만든 참고 이미지

금빛과 주홍빛이 눈이 부신 인도 사리를 입은 할머니 (팔에는 주렁주렁 금을 달고 계신다)


AI로 만든 참고 이미지

시크교의 상징인 터번을 두른 남성

(마치 유니폼 같은 잿빛 상하의에 가죽 느낌의 슬리퍼를 신고 있다)




AI로 만든 참고 이미지

청바지에 편한 반팔 티셔츠를 걸친 동남아시아 여성

(까만 머리카락이 매우 길었다)



나시티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금발 언니

(선글라스를 머리에 쓰고 있다)



AI로 만든 참고 이미지로 실제 전통 복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검은색 히잡과 아바야를 입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아랍 여성(디올 레이디백을 들고 있었다)과 그녀의 배우자로 보이는 남성 또한 하얀 전통 복장을 입고 있었다.





‘한 공간에 이 조합이 가능한 데가 이 나라구나.' 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테스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UAE의 인구분포도를 검색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에미라티'라고 불리는 이 나라의 국민은 고작 10%에 불과했다. 약 50%의 사람들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왔고 그다음으로 많은 국가가 필리핀으로 약 5%였다. 나머지는 유럽, 러시아, 중국 등의 셀 수 없이 많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말 멜팅팟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왜 여기에서 모여 살게 되었을까?

이 사람들은 기존의 삶의 형태를 따를까 아니면 이곳의 문화를 따를까?

같이 모여 사는데 트러블은 없을까?

나라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어울려 살게 할까?

인종차별은 없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과 함께 아랍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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