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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랍 애미 라이프 Mar 01. 2024

아랍 와서 더 잘 쓰는 한국 가전, 의류관리기




아랍에서는 더위 하고만 싸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더위만큼 나를 괴롭히는 녀석 '먼지'다.

이곳을 방문한 가족과 친구들 중, 평소 기관지가 약했던 사람들은 여기 놀러 와서 귀신같이 기침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얼마 전 두바이에 놀러 왔던 친구도 일주일 내내 심한 기침으로 힘들어하다가 인천 공항 도착한 지 1시간 만에 기침이 멈추었다고 했으니 말이다.




한국에서는 청소를 미루면 구석에 머리카락이 쌓였던 반면 이곳에서는 머리카락과 함께 회색빛의 먼지 덩어리가 함께 쌓여있다.

지하주차장에 대어 논 차는 모래폭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앞유리가 허옇게 변해있어 주 2회 정도 외부세차를 해주어야 한다.


강한 햇빛에 모래 먼지까지 더해지니 옷감 손상 또한 만만치 않다.

찜통 같은 더위가 몰려오는 초봄부터 늦가을까지는 하루에 3 샤워가 필수인데 이때마다 옷을 빨아대니 쉽게 해지기 일쑤다.


한국에서는 출근용 정장을 관리할 용도로 샀던 스팀 의류관리기의 쓰임이 여기 와서 빛을 발했다.




 


아랍 사람들은 오우드라고 하는 침향나무에서 추출한 수지 (일종의 찐액)를 오일에 절여 탄 위에 올려 태우는 것을 즐겨한다. 이 것은 아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일종의 풍습이었는데 (벌레를 좇기 위해 시작하지 않았을까) 이슬람 문화와 합쳐져서 기도 전, 후에 하는 의식으로까지 발전했다.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향이 개발되었고 아랍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오우드 혹은 오우드와 천연 오일 등을 함께 섞어 만든 바쿠르를 태울 때, 옷을 근처에 걸어두면 그 향이 깊게 밴다. 문제는 연기가 많이 나서 본의 아니게 화재알람을 울리게 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창문을 열고 태우면 향이 약해져서 이를 의류 관리기에 옷과 함께 약 1분 정도 넣어놓는다. (그 이상은 화재의 위험이나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될 것 같아서 지양하는 편이다.) 단 1분만으로 일주일 내내 사라지지 않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아랍에서도 LG나 삼성의 의류관리기 제품을 가전매장에서 종종 마주하는데 꽤나 고가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지는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상기의 그림과 영상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는 포스팅으로 반말로 제작되었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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