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민 Jul 01. 2020

기분대로 대하다가 친구를 잃었다

그 성격 누가 다 받아주냐, 정신 차리자!

정형외과 병동에서 일하던 어느 날이었다.

7~9살 정도의 한 아이가 다리를 다쳐 입원했다.

수술 준비를 위해 수액주사를 놓으려는데

너무나 악을 쓰고 온 몸에 힘을 주며 거부했다.


아이에 주사를 놓을 때는 보호자의 협조가 너무 중요한데, 그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커야 한다며 잡아줄 수 없다고 했다.


아이는 울부짖고 온몸으로 난리 치며 악을 쓰며 말했다.

"지금 주사 맞기 싫어! 다섯 세고 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거야!!" 아이가 말하는 대로 해주 었지만 아이는 계속 몸부림쳤다. 그러니 꽂았던 주삿바늘도 빠지기 일수였고 그럴수록 그 시간은 한 없이 길어졌다.   시간 동안 부모님은 무심한 듯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후 한 선배가 그 아이에 대해 얘기했다.

아이가 불쌍하다고. 커서 그 성격을 누가 다 받아주냐며 말이다. 부모가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운다고 저렇게 기 마음대로 하도록 방치한다면 아이가 성장했을 때 그 성격을 누가 받아주겠냐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머리를 한대 탁! 하고 맞은 듯했다.


자기 기분대로 마음대로 살아온 내 모습이 보였다.

'아.. 내 기분대로 대하다가.. 내 성격에 못 이겨 사람들이 떠나갔구나.'하고 깨달아졌다.


나는 나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와 여행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까

왜 나와 놀러 가자고 하는 사람은 없지 하며 고민했던 나에게 탁 하고 답이 떨어진 순간이었다.


나는 정말 내가 착하고 인격적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두 얼굴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10대 때 밖에서는 착하게 굴었을지 몰라도

집에 가면 4살 린 남동생을 때리는 누나였다.

숨을 참는다고 언제까지 참을 수 있으랴..

함께한 햇수를 더 해가는 지인들에게 

마음이 놓였는지 내 기분 내키는 대로 대했다.


20대 중반까지 가까웠지인들의 대부분

20대 후반의 나에게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기분 좋으면 좋게 대하고

기분 나쁘면 홀대하던 사람이 나였다.


나는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존중하지 않았다.

자존심 강한 사람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누르고

싸우면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과 또 싸운 게 나였다.


평소 내 투정을 다 받아주고 위로하고 힘을 주는 사람에게도 어느 때는 너는 말이 지나치게 길고 많아 힘들다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며 히스테리를 부렸었다.


지금에서야 그때 내 곁에 있어줬던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낀다. 잃고 나서야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얼마나 함부로 대했는지 후회가 된다. 너무나도....


하지만 그때는 너무 많이 지나버렸고

그 사람들과 나의 감정의 거리도 천리만리가 됐다.

예전처럼 가까워지기에는 내가 실수를 많이 했다.

.

.

.

.

.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오랜 세월 기분대로 대하는 게 몸에 배어있어

변화되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내 기분변화 감지에 전보다 빨라졌다.

감지한 기분과 대화하며 다스렸다.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으려고..


늘 생각하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아주 소중한 것을 또 잃게 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상처 준 사람들에게..

나를 떠나갈 수밖에 없었던 친구들에게..

전할 수 없는 사과를 여기에나마 남긴다..

작가의 이전글 아동학대 대처의 한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