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대로 대하다가 친구를 잃었다
그 성격 누가 다 받아주냐, 정신 차리자!
정형외과 병동에서 일하던 어느 날이었다.
7~9살 정도의 한 아이가 다리를 다쳐 입원했다.
수술 준비를 위해 수액주사를 놓으려는데
너무나 악을 쓰고 온 몸에 힘을 주며 거부했다.
아이에게 주사를 놓을 때는 보호자의 협조가 너무 중요한데, 그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커야 한다며 잡아줄 수 없다고 했다.
아이는 울부짖고 온몸으로 난리 치며 악을 쓰며 말했다.
"지금 주사 맞기 싫어! 다섯 세고 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거야!!" 아이가 말하는 대로 해주 었지만 아이는 계속 몸부림쳤다. 그러니 꽂았던 주삿바늘도 빠지기 일수였고 그럴수록 그 시간은 한 없이 길어졌다. 그 시간 동안 부모님은 무심한 듯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후 한 선배가 그 아이에 대해 얘기했다.
아이가 불쌍하다고. 커서 그 성격을 누가 다 받아주냐며 말이다. 부모가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운다고 저렇게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방치한다면 아이가 성장했을 때 그 성격을 누가 받아주겠냐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머리를 한대 탁! 하고 맞은 듯했다.
자기 기분대로 마음대로 살아온 내 모습이 보였다.
'아.. 내 기분대로 대하다가.. 내 성격에 못 이겨 사람들이 떠나갔구나.'하고 깨달아졌다.
나는 나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와 여행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까
왜 나와 놀러 가자고 하는 사람은 없지 하며 고민했던 나에게 탁 하고 답이 떨어진 순간이었다.
나는 정말 내가 착하고 인격적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두 얼굴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10대 때 밖에서는 착하게 굴었을지 몰라도
집에 가면 4살 어린 남동생을 때리는 누나였다.
숨을 참는다고 언제까지 참을 수 있으랴..
함께한 햇수를 더 해가는 지인들에게
마음이 놓였는지 내 기분 내키는 대로 대했다.
20대 중반까지 가까웠던 지인들의 대부분은
20대 후반의 나에게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기분 좋으면 좋게 대하고
기분 나쁘면 홀대하던 사람이 나였다.
나는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존중하지 않았다.
자존심 강한 사람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누르고
싸우면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과 또 싸운 게 나였다.
평소 내 투정을 다 받아주고 위로하고 힘을 주는 사람에게도 어느 때는 너는 말이 지나치게 길고 많아 힘들다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며 히스테리를 부렸었다.
지금에서야 그때 내 곁에 있어줬던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낀다. 잃고 나서야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얼마나 함부로 대했는지 후회가 된다. 너무나도....
하지만 그때는 너무 많이 지나버렸고
그 사람들과 나의 감정의 거리도 천리만리가 됐다.
예전처럼 가까워지기에는 내가 실수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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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기복도 있고
오랜 세월 기분대로 대하는 게 몸에 배어있어
변화되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내 기분변화 감지에 전보다 빨라졌다.
감지한 기분과 대화하며 다스렸다.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으려고..
늘 생각하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아주 소중한 것을 또 잃게 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상처 준 사람들에게..
나를 떠나갈 수밖에 없었던 친구들에게..
전할 수 없는 사과를 여기에나마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