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이유
끼어들었어도 어느 편에도 서지마라, 그러다 등 터질라
새우가 "저쪽 고래는 너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너는 왜 오히려 저쪽 고래를 그렇게 생각하냐." 하는데 화가 났다.
새우에게 말했다."정말 저쪽 고래를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고래의 행동을 내 입장에서는 이해 못 하니 이해해 보려고 그렇게 해석해 본 거다."라고 말이다.
내가 직접 고래가 된 꼴을 겪어보니
새우의 말에 화가 나 속이 답답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지혜로운 새우였다.
새우는 내게 트라우마가 된 사건을 괜히 얘기한 것 같다고, 너를 탓하는 게 아니고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고
저쪽 고래에게 특별히 뭘 듣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새우가 경험상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대가 나쁘게 당한 일은 제3자의 입장처럼 크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자기가 당한 일을 얘기할 때는 반응이 커지더라고 하면서 나도 지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새우는 나와의 이야기를 저 고래에게서 들은 것도 없고
그저 그 고래와 사이가 안 좋아진 이유는 어떤 거였는지
궁금했다고 해서 그렇게 마무리했다.
이 사건을 통해 지난날 고래싸움을 풀어보겠다고
위선자로 행동했던 내 어리석음이 떠올랐다.
내게 지인이 제3자에 대한 어려움이나 불만을 얘기할 때면, 나는 지인을 공감하고 위로해주기보다는 지금 자리에 없는 제3자의 입장에 서서 지인에게 변호했다.
해명하지 못하는 위치에 있는 제 3자라 안타까웠고,
나도 그런 위치에 있게 됐을 때 누군가 나를 변호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
"이러이러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게 아닐까."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해한 게 아닐까"
이렇게 하면 지인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해서
오해였구나 하고 풀어질 줄 알았는데 그건 내 생각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하면 서로 풀어지는 것 같았는데..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내 행동과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내가 둘 사이를 풀어보겠다고
한쪽의 불만 불평을 저 쪽에 있는 그대로 전했다.
고래싸움에 끼어든 새우보다 더한
고래싸움을 붙인 이간질한 새우가 돼버렸다.
결국 둘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하고 악감정이 남게 하고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어 버렸다.
내가 했던 행동은 둘 사이를 풀게 하는 게 아닌
둘 사이를 이간질하는 행동이었다.
둘 사이는 그렇게 끝나 버리고 말았다.
이간질한 새우의 결말은 앞에서는 몰랐지만 뒤에서는
고래의 이빨에 처참히 씹히고 씹히며 배설되었다.
5년 후에 불만을 토로했던 고래에게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그 고래는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고래끼리는 풀지 못한 것 같다.
이 사건으로 깨닫게 된 것은
-고래의 심정만 들어주고 알아주면 된다.
-고래싸움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
-고래들의 이야기를 구지 수면 위로 끌어낼 필요가 없다.
-고래싸움에 끼어들면 어느 한 쪽 편에도 서지말 것
그리고 < 상대의 불평을 들어주는 스킬 >
1. 들어주고 감정만 위로해주기
2. 제3자 변호하지 않기
변호하다가는 더 약올리게 될 수 있음
3. 최대한 빨리 다른 주제로 전환하기 = 감정 전환하기
계속 들어주다가는 쓰레기 같은 감정의 불똥을 본인이
맞을 수 있음
대화가 중요하고 공감이 중요한 인간관계에서
지혜롭게 살아나가고 싶은 새우의 넋두리는 여기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