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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민 Feb 20. 2019

나는 로컬병원 간호사

#지인들의 거짓 자랑 과한 사랑

나는 로컬병원 간호사입니다


나는 중소기업 정도의 로컬병원에서 일한다.

2016년부터 현재 4년 차로 일하고 있다.


대학병원 6개월 다니며 온갖 실수로 인해 태움 받고 위축돼서 그만뒀을 때, 간호사를 할 수 있을까 하며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 나를 받아준 곳이 바로 지금의 병원이었다


우리 병원은 내가 힘들 때 일하게 해 주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키워주고 길러준 곳이라 나에게 의미가 깊다.


나를 대학병원 간호사로 소개해요..


그런데 간혹 사람들이

나를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대학병원에 다닌다고 할 때

마음 한 편이 불편했다.


예전에는 대학병원 간호사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람은 나를 상대에게 잘 보이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나 생각도 들지만, 사실이 아니니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상대를 속인 꼴이 될까 염려됐다.


이미 그 사람이 내뱉은 말을 부인할 수 없었다. 말한 사람이 민망할까 봐. 그게 하나의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 됐다.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됐다.


그날의 날 센 촉각에 #생각의 전환#을 해본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


어느날 동생 실비보험을 드는 날이었다.


보험설계분은 호감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와 내 동생을 칭찬했.


엄마는 맘이 열렸는지 자식 자랑을 했다.

우리 애는 학원 하나 안 다니고도

공부 잘했다고......


엄마는 내가 A학교 간호학과에 간 것을

그리도 자랑스러워하셨다.


하지만 나는 "학원 다녔어!" 라고 짜증을 냈다.

그날의 촉각이 이 날에 확 곤두서버렸다


그 후 보험설계사분이 나에게  

새엄마냐고 물어봤다.


그 순간 "" 했다.

내가 엄마를 새엄마처럼 대했구나 하고..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에게 전화했다


엄마에게 전화하니 "자식 자랑하는데 학원 다녔어! 그렇게 얘기하면 엄마 입장이 어떻게 되니"라했다. 엄마에게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다고 사과했다. 마음이 꿉꿉했다.


보험설계분에게 전화해서 말했다. 엄마가 새아버지와 돈을 벌어 힘든 내색 없이 학원도 다니게 해 주고  과외시켜주며 문제집도 사달라는 대로 엄청 사주고 뒷바라지하면서 나를 길러주셨다고.


동생에게 전화해서 내 사정을 얘기했다.

엄마가 힘들 게 학원 과외 지원해줬는데,

혼자 공부해서 잘됐다고 하니까 찔렸다고.


동생엄마가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며

그럴 때는 "에이~뭐하러 얘기해" 하면서

너스레 넘어가면 된다얘기해줬다.


그러다 내가 대학병원 간호사로

소개됐던 일을 얘기하다가 눈물이 터졌다.


순간 '울 일이 아닌데 내가 왜 울지?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 왜 스스로 위축됐던 거지?' 하면서 눈물이 뚝! 그쳤다.


나는 지금 있는 곳에서도 많은 환자를 살피며

내가 꿈꾸던 간호사가 돼서 기쁘게 살고 있다.


내가 나에 대한 가치판단을 나 스스로에게 두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에 뒀었던 것 같다.


앞으로 누군가 나를 소개해줄 때 과한 자랑을 해주며 이야기한다면 "에이~뭘 얘기해" 너스레를 떨어야겠다.


혹여라도 너무 과대 포장됐다 싶을 때는 상대방에게 뒤에서 잘 설명을 해줘야겠다.


그리고 나를 자랑해준 사람에게는 자랑해줘서 고맙다고 얘기하고 하지만 이런 부분은 조금 민망해서 다음부터는 조정 좀 해달라고 얘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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