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꼰대가 되고 있는 건가
나는 불안이 크고
트라우마에 집착하는 성향이다.
어렸을때야 상처가 깊었구나 하겠지만
30대가 된 지금은 내 모든 행동에
합리화라는 꽃을 꽂는 겪이 되버렸다.
'나는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니
상대방이 이해를 해줘야 합니다' 하는.
어렸을 때야 내 스스로도 자기연민에 빠졌지만
지금은 그 성향으로 인해 지칠 때가 많다.
특히 병원에서 일할 때
나에 대한 지난친 완벽주의가 되버려서
강박적으로 일을 할 때가 많다.
왜냐면 근무시간 끝나고
빼먹은 일들 채우며 늦게 가는 게 싫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앞날이 쭉 예상되면서 미리 스트레스 받는다.
어떤 일을 하고 확인하고 채워야지 이러면서..
뭔가에 쫓기고 눌리며 일을 한다.
내가 강박적으로 일하는구나! 정신차리면
서로를 도와 일하는 동료들이 옆에 있는데도
그냥 혼자 다 책임을 지려고 한다.
나는 이제 신규간호사도 아닌데,
신규간호사 때의 트라우마를
지금의 사람들에게 풀어가는 것도 있다.
특히 선배에게 불만이 있던 걸
지금 후배에게 얘기하게 된다.
너는 그런 선배가 되지 말라는 듯이..
제일 연차어린 사람은 윗 사람에게
말할 수 없으니까, 그 사람들을 대변해주고 싶은
옹졸한 영웅심리도 있고
나의 트라우마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후배가 물품카운트 빵꾸난 거를 그냥 둔 걸 보고 빼먹지 좀 말라고 잃어버린 거 있으면 채워놓으라고 안그러면
억울 한 사람 생긴다고 얘기했다.
백 번 얘기해도 안 하는 사람은 안하더라.
소극적 반항을 하는 건지.
앞에서는 한다고 얘기하고 뒤돌아보면 안하고.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그 후배도 나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한 가지 더 집착하는 건
퇴근 시간이다.
정말 초과근무가 싫다. 너무너무 싫다.
내가 할 일을 마무리 못했으면
당연히 하고 가는 게 맞다.
그런데 초과근무를 하게 되면
플러스 알파로 일이 더 생겨버린다.
병동으로 전화가 와서 내가 받으면
그 일을 내가 들었으니 안해줄 수가 없다.
이제 바톤터치한 동료에게 일을 넘기려하면
그 동료가 나보다 선배일 경우가 많다.
선배가 "이제 근무 끝났으니까 내가 할게!"
하지 않는 이상.....
눈치가 보여서 넘길 수가 없다.
그리고 초과근무 중에 특히 전산작업이 많아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있으면..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환자분들은 당연히 필요로 하는 것들을
나에게 말씀하신다.
그러면 일이 더하고 더하고 더해진다.
언제 집에 갈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지금 일하는 병원에 큰 소리 내지않고
인내심가지고 일을 잘해나가고 싶은데
나를 길러준 병원이라 보답하고 싶은데..
초심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선배 간호사도 그 위치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다
그리고 연차가 쌓이고 3교대를 할 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나이도 들기때문에...
거기서 오는 업무에 대한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 자신도 기억하고 싶고
선배 간호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끊고 맺는 거 확실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인계 중 빼먹은 거 있으면 적어놨다가
인계 끝나고 확인해줬으면...
인계 중에 자꾸 브레이크 걸면...
인계시간만 길어지고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 같다.
사람이 마음 졸여서 인계를 주는 데도
뭐가 또 걸릴까 걱정되고 집중이 잘 안된다.
나만 불편한가 싶어서 글을 남겼다.
지나친 강박을 버려야겠다.
어떻게 버리게 됐는지도
하나하나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