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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완 Oct 11. 2021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데이먼 샌들라 / 웅진지식하우스

변화는 고정적 성격이 아니다. 변화가 특정한 영역에 한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변화하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현상일 뿐이다. 전파력과 영향력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람, 나아가 조직은 변화를 수용하는데 주저한다. 변화는 현재의 안정성과 익숙함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의 혁신가들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그 변화는 세상을 살아가는 터전과 방식, 그리고 나아가 사고를 바꾸고 있다.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조직은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일구고 있는 반면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조직은 정체가 아닌 퇴보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조직에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가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변화의 전파력과 영향력에 한계가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전파력을 지닌 변화로써 조직에 영향력을 미치게 만드는 요인은 과연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어떤 요소가 잔파력이 강한 변화를 만드는가? 데이먼 샌들라의 저서인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바로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고 있는 책이다. 


변화를 가로막는 세 가지 미신 … 

첫 번째 미신은 높은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는 사람을 통한 혁신의 전파이다. 이 미신은 영업, 마케팅, 홍보, 정치 분야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믿고 있는 미신이다. 그러나 연결이 많은 사람일수록 혁신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그 이유는 연결이 많은 사람일수록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평판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이나 행동의 정당성을 스스로 확신하지 않는 이상 이를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에 주저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은 혁신 전파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전염병은 일반적으로 바이럴리티 형태로 전파된다. 그러나 정보와 행동과 같은 변화들은 바이럴리티 형태로 전파되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바이럴리티 형태로 변화가 전파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이 두 번째 미신이다. 바이럴리티는 대부분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강한 유대에 기반하여 일어난다. 그러나 강한 유대는 서로 겹치는 구조인 중복성으로 인해 정보와 생각을 확산시키는 데는 비효율적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판단되는 소셜 네트워크 상의 약한 유대가 정보와 생각을 확산시키는 파급성과 영향력이 매우 높다. 세번째 미신은 고착성의 미신이다. 고착성이란 혁신의 성공 여부는 실용성, 참신성, 정서적 유발성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수용성이다. 혁신이 특정 대상에 국한된 수용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혁신은 절대 확산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글래스이다. 구글 글래스는 앞서 혁신의 고착성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었던 대상은 젊고 부유하며 기술에 해박한 남성인 기술 전문가 집단이었다. 구글 글래스가 실패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혁신을 확산시키고 변화를 수용시키기 위해 상당수 채택하는 전략은 앞서 언급한 세가지에 기반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러한 전략들이 실효성을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가지를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변화와 혁신을 확산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전염 인프라’이다. 


전염 인프라 구축 방안 … 

 전염 인프라는 사람들의 유대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염의 형태는 단순한 전염과 복잡한 전염이 있다. 이 두가지의 구분 기준은 저항의 유무이다. 복잡한 전염은 다양한 유형의 저항이 존재하며, 복잡함은 불확실성과 위험을 내포한다. 따라서 복잡한 전염은 다수의 동료나 지인들로부터 ‘확인과 증거’를 원한다. 대부분의 혁신과 변화는 복잡한 전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저항에 맞닥뜨리는 혁신과 변화는 일단 사람들이 그것을 수용하면 가장 큰 충성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을 ‘고착화’라고 하며, 진정한 변화의 목적은 고착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단순한 전염과 복잡한 전염의 구조는 유대 네트워크의 형태의 차이이다. 단순한 전염의 유대 네트워크는 불꽃놀이 패턴의 약한 유대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 불꽃놀이 패턴이란 발화지점은 한곳이며, 이 발화지점을 통해 개별적, 산발적으로 불꽃이 튀어 오르는 유형으로 뒤로 갈수록 불꽃은 소멸되는 특징이 있다. 반면 복잡한 전염의 유대 네트워크는 그물 형태의 강한 유대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물 패턴은 많은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등의 도형들이 얽혀 있는 중복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군집화라고 하며, 사회적 중복성의 성격이 강함을 의미한다. 그물 패턴은 신뢰와 친밀성을 조성하며, 사회적 중복성은 그 네트워크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사회적 협력과 연대를 촉진할 수 있다. 즉 어느 한 지점에서 혁신 또는 변화가 일어나면 그물 패턴의 유대 네트워크에서는 혁신과 변화가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중복성을 통해 확산된다. 단 불꽃놀이 유대 네트워크상에서는 변화와 확산의 근처에 있는 대상에게는 매우 신속하게 전파가 되는 반면에 그물 유대 네트워크상에서는 변화와 확산이 중복성으로 인해 그 속도는 늦지만 혁신과 변화를 수용하는 효과성은 훨씬 높다.

 전염 인프라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가교(bridge)이다. 앞서 언급한 유대 네트워크는 특정 집단 속에서의 특성인 반면에 집단과 집단으로의 전염을 촉진하기 위한 요소가 필요하다. 그것이 가교이다. 가교는 길이의 관점이 아니라 폭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폭은 가교에 포함된 유대의 수를 의미한다. 약한 유대는 좁은 가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집단과 집단 간의 가교가 한, 두 사람을 있는 유대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강한 유대는 넓은 가교를 의미하며 집단 간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어 진정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울러 복잡한 전염도 넓은 가교를 통해 집단 간에 보다 효율적이며, 강력하게 확산될 수 있다. 

불꽃 패턴과 좁은 가교는 약한 유대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반면 그물 패턴과 넓은 가교는 강한 유대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은 것을 공유하고 전달하기에는 좁은 가교 네트워크가 효율적이나 전파되고 공유된 정보나 지식을 실행으로 옮겨 변화를 추구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회적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핑 포인트 활용 전략 … 

티핑 포인트는 새로운 행동이 충분한 추진력을 얻어 그것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갑자기 변화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전체 집단의 방향을 전환하게 할 연쇄 반응을 촉발하는 데 필요한 인원. 즉 티핑 포인트는 25%로 나타났다. 전체의 25%만 새로운 믿음이나 행동을 수용하면 나머지도 금방 그 뒤를 따른다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는 집단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반면 사회적 통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티핑 포인트를 활용한 확산 전략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산탄총 전략이다. 이 전략은 바이럴 마케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변화를 위해 활용 가능한 자원을 산탄총을 쏘듯이 광범위하게 분배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초기에는 변화 촉진자의 영향력이 힘을 얻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저항에 변화 촉진자 개별로 그 장벽을 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은제 탄환 전략이다. 이 전략은 모든 자원을 단일 표적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소위 인플루언서 전략을 의미한다. 이 전략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변화를 가로막은 세가지 미신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눈덩이 전략이다. 이 전략은 혁신을 널리 확신 시킬 수 있는 특별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에서 혁신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표적으로 삼아 모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지지를 천천히 부화시켜 티핑 포인트에 다다르게 만드는 전략으로 플랫폼 기업들이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이는 소셜 네트워크 내의 사회적 중복성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어 티핑 포인트에 다다르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전략이다. 


변화를 위한 7가지 전략 … 

 첫번째 전략은 정보의 확산에 비중을 두지 말고 복잡한 전염을 촉진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 전략은 집단 내 혁신가들이 넓은 가교를 형성하여 서로 간에 협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혁신가를 보호해야 한다. 세번째 전략은 특별한 사람에 초점을 두지 말고 특별한 장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네번째 전략은 집단 간에 변화를 확산 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신뢰성과 정당성을 확립하기 위한 넓은 가교를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다섯번째 전략은 관련성을 만들어야 한다. 관련성은 다양성과 유사성에 기인한다. 관련성이 확보되면 저항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 여섯번째 전략은 눈덩이 전략을 통해 티핑 포인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는 편향은 혁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편형을 줄이기 위한 네트워크를 설계해야 한다. 올바른 전염 인프라는 팀을 더욱 창조적이 되고 협력하도록 촉진하지만 잘못된 전염 인프라는 창조성과 협력을 오히려 방해한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혁신과 변화가 제대로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변화관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그리고 대부분 변화관리는 교육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실상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전염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는 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변화관리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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