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모 방송국에서 매주 목요일에 방송하고 있는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방송,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자신의 모국에서 한국을 방문해 본 적이 없는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서 한국을 여행하는 일정을 방송으로 담은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약 4~5백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과연 그들은 한국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 밀착해서 보여주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좋은 방송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방송을 홍보하자는 취지는 아니다. 이 방송에서는 그동안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인도 그리고 최근 핀란드까지 여러 국가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들과 좋은 경험과 시간을 가지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즐거움과 함께 시사점을 주었다. 그런데 유독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국가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바로 최근에 방송된 핀란드에서 온 젊은이들이다. 한국의 핀란드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페트리”란 잘 생긴 청년의 핀란드 친구들로 지질학과 학도인 “빌레”, 역시 학생이자 록을 좋아하는 “사미” 그리고 옆 집 아저씨와 같은 푸근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빌푸” 이렇게 세 청년의 한국 방문기는 웃을 일이 없는 내게 오랜만에 가식 없는 웃음 선사해 주었다. 페트리가 소개해 준 핀란드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젊은이들이 젊음을 만끽할 만한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산에 가서 버섯 채취, 호수에 가서 수영, 그리고 세계 최고의 핀란드 사우나를 즐기며,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러한 생활을 30년 가까이해 온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는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애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여러 국가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4~5일 동안 지내면서 그들의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유독 핀란드에서 온 젊은이들이 필자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들의 순수함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작은 사안 하나하나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자세… 이러한 모습이 그들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요소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얼마 전에 방송되었던 독일의 젊은이들 같은 경우도 많은 사랑과 호응을 받았는데 핀란드 청년들과 같은 순수함은 보이지 않았지만 매사에 진지하고 상대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려는 모습이 그들 또한 많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웃을 일이 없는 사회… 매사에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것인가에 매몰되어 순수함과 진지함을 잃어버린 현대인… 어쩌면 순수함과 진지함이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아니 바로 나에게 차별화된 경쟁력의 요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지식과 아이디어, 유창한 외국어 실력은 경쟁력일 수는 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상대방이 경계심을 놓고 터 놓고 웃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나의 모습… 그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순수함과 진솔함이 아닐까? 오늘 다시 돌려보기로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보려 한다. 내 마음속에 이러한 생각이 계산된 잔머리로 다시 희석되기 전에 그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새겨 두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