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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May 21. 2020

상실의 정화

상실의 벌어진 상처를 입은 채
봄은 점점 멀어져 간다
희망의 바람을 몰고 온 봄이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곧
끝이 나지만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픔을 가라앉힐 마음의 봄은
여전한 기다림으로
꽃의 화려함이 시들어 버린 채
그리워할 겨를도 없이 조금씩
절망적인 계절로 가버린다

보이지 않는 공포에 발목이 잡히고
입이 가려진 채 목에 설움이 고인다
적막함이 담벼락처럼 눈을 가린다
상실은 희망을 너무 쉽게 세차게
잡아당기며 가로채고 있다

무엇으로 버티려 하는지
무엇을 잡고 있어야 될지 모른 채
당김에 흔들리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상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봄을 아프게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

어서 가라
다시는 꿈도 꾸지 마라
봄을 갉아먹은 상실은 한 번이면
족하니, 생의 발버둥이 삶을
앗아가는 짓이라면 상실을 막는 것은
상실로 끝내야지

어서 오라, 발을 동동 구르는
희망이 부서지기 전에
상실은 외로움의 울부짖음으로
뜨거움의 통곡으로 정화되어
얼굴을 가린 장막을 걷어내고
내일을 숨 쉴 수 있는 희망으로 오라

#상실 #정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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